노르웨이 숲속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곤충학자가, 친구를 소개하듯 재미난 별명들을 붙여가며 곤충이 가진 대단한 능력을 브리핑한다. 모기가 물면 왜 가려운지 속시원히 밝혀주고, 곰팡이 때문에 좀비가 되는 희한한 딱정벌레 이야기도 들려주고, 암컷이 지배하는 흥미진진한 개미 세계로 초대하기도 한다. 50마리 곤충들이 각자 맡고 있는 특별한 임무들을 하나하나 짚어주면서, 곤충과 지구의 다른 구성원들이 어떤 영향을 주고 받는지 밝혀나간다. 곤충이 없다면 인간도 지구에서 살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인지, 아름다운 곤충 수채화 덕분인지 이 작은 벌레들에 대한 호감이 급상승한다.
<세상에 나쁜 곤충은 없다>(원제:Insektenes Planet)의 저자 안네 스베르드루프-튀게손이 어린이를 위해 쓴 곤충 생태 보고서다. '모든 사람이 곤충을 사랑하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집필 의도는 그대로 이어가면서 전작과 달라진 점 하나. 제아무리 냉철한 과학자라도 아이들 앞에선 부드러운 말투가 저절로 나오나 보다. 곤충이 가진 신비로운 매력을 전하는 달변에, 온화한 목소리와 상냥한 미소까지 더해졌다. 아직 곤충이 뭔지 모르는 내 아이가 훗날 엄마의 말을 알아듣게 될 때 이 책이 씌어진 이유를 설명해주고 싶다. 함께 살아가는 존재에 관심을 기울이고 사랑해야 한다는 생각에 관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