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28일 : 39호
“처음에 그는, 그저 이니셜 L에 지나지 않았다”
이민진의 소설 <파친코>의 흥행 이후 '디아스포라'(이산 離散)라는 단어는 조금 덜 낯설게 받아들이지는 것 같습니다. 벨기에 브뤼셀의 탈북인 로기완과 그 로기완을 만나기 위해 벨기에로 간 방송작가의 이야기, 조해진의 장편소설 <로기완을 만났다>도 디아스포라 문학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소설을 읽으며 우리는 주인공의 입장에 이입하고 공감합니다. 별안간 다른 땅에 심긴 화분 속 묘목 같은, '디아스포라'의 경험을 하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우리는 로기완이 되어 로기완의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니셜 L로 기록된 시사잡지의 기사 한 줄을 보고 방송작가인 '나'는 사연 속 이니셜이 아닌 체온이 있는 한 인간의 궤적을 만나기 위해 그가 머물던 호스텔에 가서 그가 경험한 멸시를 정확히 경험해봅니다. 아무도 나를 인간으로 환대하지 않는 곳에서 투명 인간이 된 기억이 제게도 있습니다. 로기완이 되는 조해진의 소설을 읽으며 이 소설이 말하는 '진심'이라는 단어의 진정성에 눈이 뜨거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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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진의 소설 <파친코>의 흥행 이후 '디아스포라'(이산 離散)라는 단어는 조금 덜 낯설게 받아들이지는 것 같습니다. 벨기에 브뤼셀의 탈북인 로기완과 그 로기완을 만나기 위해 벨기에로 간 방송작가의 이야기, 조해진의 장편소설 <로기완을 만났다>도 디아스포라 문학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소설을 읽으며 우리는 주인공의 입장에 이입하고 공감합니다. 별안간 다른 땅에 심긴 화분 속 묘목 같은, '디아스포라'의 경험을 하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우리는 로기완이 되어 로기완의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니셜 L로 기록된 시사잡지의 기사 한 줄을 보고 방송작가인 '나'는 사연 속 이니셜이 아닌 체온이 있는 한 인간의 궤적을 만나기 위해 그가 머물던 호스텔에 가서 그가 경험한 멸시를 정확히 경험해봅니다. 아무도 나를 인간으로 환대하지 않는 곳에서 투명 인간이 된 기억이 제게도 있습니다. 로기완이 되는 조해진의 소설을 읽으며 이 소설이 말하는 '진심'이라는 단어의 진정성에 눈이 뜨거워졌습니다...
디아스포라 지식인 서경식이 2023년 영면했습니다. 타계 후 출간된 <나의 미국 인문 기행>에도 벨기에라는 나라가 프랑스어를 쓴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벨기에 땅에서 미등록자로 삶을 이어간 로기완의 처지를 짐작케 하는 서경식의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정치범으로 구속된 형들의 구명을 위해 미국에 방문한 서경식은 '기본적 인권'이라는 말은 한국어로도, 영어로도 얼마든지 할 수 있었지만 '몸이 가려워요'라는 한국어 표현은 알지 못해 알레르기 반응조차 함께 식사를 한 사람들에게 호소하지 못한 것입니다. 절절한 가려움은 외로움으로 감각되고, 우리는 그의 처지에 조금이나마 손을 담가볼 수 있습니다.
짐작하는 데에서 연민이 시작됩니다. 영화 <로기완>과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를 함께 읽으며 이 이야기에 더 깊이 잠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더 깊이 이야기하고 싶은 소설입니다.
- 알라딘 한국소설/시/희곡 MD 김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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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쪽 : 그러나 내가 지금 알 수 있는 것은 없다. 타인의 고통이란 실체를 모르기에 짐작만 할 수 있는, 늘 결핍된 대상이다. 누군가 나를 가장 필요로 할 때 나는 무력했고 아무것도 몰랐으며 항상 너무 늦게 현장에 도착했다. 그들의 고통이 어디에서 시작되고 어느 지점에서 고조되어 어디로 흘러가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삶 속으로 유입되어 그들의 깨어 있는 시간을 아프게 점령하는 것인지, 나는 영원히 정확히 알아내지 못할 것이다.
Q :
미니픽션 <기억을 먹는 아이>는 2021년 나온 에세이 이후 오랜만에 출간된 도대체 작가의 책입니다. 그간 어떻게 지내셨을지 근황이 궁금합니다.
A :
실은 마지막으로 책을 낸 게 2021년인지 얼마 전에야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지 몰랐어요. 제 특기(?)가 딱히 뭘 하지 않아도 세월을 하염없이 빠르게 보내는 것인데, 그간에도 그저 시간을 잘 흘려보내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간 있던 중요한 일들을 꼽아보자면 오래 함께 지낸 저의 개 '태수'를 떠나보낸 일, 각각 제법 오랜 시간 이어온 <경향신문 토요툰>과 <태수는 큰형님> 연재를 끝낸 일, 제가 자꾸 내어놓는 맥주 캔을 보고 동네 아저씨들이 '(캔을 내어놓는 게 누구인지 몰라도)보통 술꾼이 아니야!'라고 수군거리는 것에 충격 받아 1년 간 술을 아예 끊어본 일, 벼르던 삭발을 해본 일, 게스트하우스 청소 알바를 한 일, 유화와 젬베를 배운 일, 그리고 남자 때문에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봉산탈춤을 추며 수치스러워한 일 등이 떠오릅니다. 잘 살았네요. 지금은 고양이 '꼬맹이', '장군이'와 함께 지내고, 회사를 다니고 있어요. 지금도 출근 전에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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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미니픽션 <기억을 먹는 아이>는 2021년 나온 에세이 이후 오랜만에 출간된 도대체 작가의 책입니다. 그간 어떻게 지내셨을지 근황이 궁금합니다.
A :
실은 마지막으로 책을 낸 게 2021년인지 얼마 전에야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지 몰랐어요. 제 특기(?)가 딱히 뭘 하지 않아도 세월을 하염없이 빠르게 보내는 것인데, 그간에도 그저 시간을 잘 흘려보내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간 있던 중요한 일들을 꼽아보자면 오래 함께 지낸 저의 개 '태수'를 떠나보낸 일, 각각 제법 오랜 시간 이어온 <경향신문 토요툰>과 <태수는 큰형님> 연재를 끝낸 일, 제가 자꾸 내어놓는 맥주 캔을 보고 동네 아저씨들이 '(캔을 내어놓는 게 누구인지 몰라도)보통 술꾼이 아니야!'라고 수군거리는 것에 충격 받아 1년 간 술을 아예 끊어본 일, 벼르던 삭발을 해본 일, 게스트하우스 청소 알바를 한 일, 유화와 젬베를 배운 일, 그리고 남자 때문에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봉산탈춤을 추며 수치스러워한 일 등이 떠오릅니다. 잘 살았네요. 지금은 고양이 '꼬맹이', '장군이'와 함께 지내고, 회사를 다니고 있어요. 지금도 출근 전에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Q :
2007년부터 작업한 이야기를 실었다고 하셨는데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마음이 언제 생겨나는지 '스스로를 위로하는' 이 이야기들을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
책에 실린 이야기 중에서 가장 먼저 쓴 것은 표제작인 <기억을 먹는 아이>입니다. 2007년 그 당시에 상황이 매우 안 좋았어요. 다니던 직장을 관두고 프리랜서 활동을 시작했는데 일거리가 처음에만 반짝 있다가 뚝 끊겨서 앞날은 캄캄하고, 사귀던 사람과는 좋지 않게 헤어진 참이었어요. 주위 친구들은 다들 한창 바쁘게 살던 때였고, 또 제가 힘들 때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쉽게 청하는 성격이 못 되어서 혼자 다 삭혀요. 지금 돌아보면 그 상황을 어떻게 견뎌야 할지 안절부절못한 시절이었던 것 같아요. 하루하루 살아있어야 하는 게 채무 같았고, 아침에 뜨는 해가 마치 일수 장부에 쾅 찍히는 도장처럼 느껴졌어요. 할 수 있는 거라곤 동네 산길을 무작정 걸어다니거나, 역시 동네에 있던, 지하에 자리한 오래된 카페에 앉아서 노트에 제 감정을 쏟아내는 것 정도밖에 없었죠.
<기억을 먹는 아이>도 그 카페에서 쓴 건데, 당시에 운영하던 블로그에 올리니까 좋아해주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이 모든 기억을 지우고 싶다'란 생각에 스스로를 위로하는 이야기를 쓴 건데, 다른 사람들도 위로해줄 수 있다는 걸 깨달았죠. 드디어 뭔가 좋은 순간을 찾은 거예요. 그래서 자꾸자꾸 써서 블로그에 올렸어요. 그때는 시도 많이 썼어요. 넘치는 감정을 어떻게든 쏟아내야 했는데, 그게 글쓰기가 되었던 셈이에요.
여하간 이번에 책이 나왔더니 친구 하나가 '그 카페에 가서 인사라도 해야 하는 거 아냐?' 하더라고요. 카페가 문을 닫은지 오래됐어요. 최근에 가보니 칼국수집이 되어 있더라고요. 설 연휴라 셔터가 내려져 있었는데, 그 앞에 책이랑 작은 초를 놓고 '이 이야기들을 쓰게 해주어서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하고 왔어요. 큰절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이미 수상해 보이는 상황이라 더 수상해 보일까봐 차마 그렇게까진 못하고...
Q :
눈송이 세대 (Snowflakes) 라는 말이 미국에서 유행해 <꼰대들은 우리를 눈송이라고 부른다>라는 책도 나왔다고 합니다. (MZ와 비슷한 맥락으로 쓰는 단어인 듯합니다.) 이 책에 실린 마지막 소설 <눈송이>는 연약해도 된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 반가웠습니다. ‘눈송이’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
'눈송이 세대'라는 표현이 있는지는 미처 몰랐습니다. 어느 날 고개를 들어서 펄펄 날리는 눈을 올려다보고 있자니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얘들은 언젠가 자기들이 녹아버릴 거란 건 알고 이렇게 신나게 내려오는 건가...' 그게 <눈송이>를 떠올린 순간이었어요.
저는 '연약해도 된다'보다 '고유해도 된다'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저의 책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에서 해파리에 대해 쓴 글이 있습니다.
"해파리에 대해 찾아보니 '헤엄치는 힘이 약하기 때문에 수면을 떠돌며 생활한다'고 나와 있었다. 어쩐지 울컥했다. 헤엄치는 힘이 약하면 수면을 떠돌며 살면 된다. 죽어버리는 게 아니라."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 255쪽)
해파리가 헤엄치는 힘이 약하다고 '약한 존재'인 것이 아니라 '그런 존재'인 것처럼, 우리는 각자 '이런 존재', '고유한 존재'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고유해도 된다'보다는 '고유하시군요'라고 하고 싶고요.
제가 40대인 지금까지도 해마다 어처구니없어하는 일들이 있는데, 세상이 낙엽으로 뒤덮일 때와 눈으로 뒤덮일 때예요. 그 많은 낙엽이 떨어져내렸다가 어느 순간 다 사라지고, 그 많은 눈이 이만큼 쌓였다가 또 어느 순간 다 사라집니다.
우리는 우리 존재도 어느 순간 사라진다는 것을 서로가 이미 다 알고 있죠. 심지어 '눈송이'처럼, 삶이 어디로 어떻게 흘러갈지 하나도 모르면서도 이렇게 뚜벅뚜벅 살아가죠. 저는 그것이야말로 인간의 대단한 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생각을 하며 이야기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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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은 주연 영화 <파묘>가 개봉 7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소설 독자의 화제작 <듄>도 개봉하며 극장 가기 좋은 계절이 드디어 다가오고 있습니다... 황정은 작가의 팬이라면 <파묘>라는 제목이 낯설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2020년 출간된 황정은의 연작소설 <파묘>는 노인이 된 여성 이순일이 차녀 한세진과 함께 철원군의 외조부의 묘를 없애는 첫 소설 <파묘>로 이 가족의 이야기를 엽니다.
부동산을 점유하고 무덤의 봉분을 세우는 전통적인 방식의 장례를 요즘은 잘 하지 않지요. 가볍고 깔끔한 납골당에 비해 무덤은 너무 거창하고 손이 많이 가고 비경제적입니다. 땅이 얼기 전에 이 무덤을 파해야 한다고 이순일은 그날의 파묘를 서두릅니다. 파하고 해체하고 없애고 싶은 기억들이 가족에겐 특히 많을 것입니다. 이 묻어둔 것들, 오래 해소되지 못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황정은의 소설을 함께 읽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연년세세>는 2020년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 1위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세상의 작지만 소중한 목소리를 기록하겠다”는 모토로 시작한 출판사 타이피스트는 문학을 베이스로 하지만, 독특하고 개성 있는 목소리만 있다면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세상의 소중한 책을 만들고자 합니다. 타이피스트는 새해의 시작과 함께 <타이피스트 시인선> 시리즈를 시작하며, 001번 권혁웅 시인의 『세계문학전집』, 002번 박은정 시인의 『아사코의 거짓말』을 동시 출간하였습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시인선에서는 한국 문학의 현재성을 가장 잘 담을 수 있으며, 작품성과 실험성을 두루 갖춘 시집들을 출간할 계획입니다.
<타이피스트 시인선> 001번 『세계문학전집』은 매 시집마다 새로운 이야기꾼으로서 삶에 대한 깊은 성찰과 완숙한 개성으로 시의 영역을 넓혀 온 권혁웅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입니다. 일상의 숨겨진 사유를 제시하는 이 시집은 우리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들 속에서 철학적 사유를 제시하고자 하는 시인의 시를 만날 수 있습니다. 시편마다 시원하게 쏟아지는 유머 속에서 현대 사회를 바라보는 시인의 진중하고 깊은 비애와 사유의 시선을 만날 수 있습니다. 지금껏 시가 어려웠던 분들에게도 이 시집은 술술 읽힐 수 있으며, 삶의 현장을 조망하는 문장 속에서 냉철하게 그려지는 위트와 현실 풍자를 통해 지금껏 우리가 보지 못했던 현실 속 우리를 발견하고 보듬게 만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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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작지만 소중한 목소리를 기록하겠다”는 모토로 시작한 출판사 타이피스트는 문학을 베이스로 하지만, 독특하고 개성 있는 목소리만 있다면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세상의 소중한 책을 만들고자 합니다. 타이피스트는 새해의 시작과 함께 <타이피스트 시인선> 시리즈를 시작하며, 001번 권혁웅 시인의 『세계문학전집』, 002번 박은정 시인의 『아사코의 거짓말』을 동시 출간하였습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시인선에서는 한국 문학의 현재성을 가장 잘 담을 수 있으며, 작품성과 실험성을 두루 갖춘 시집들을 출간할 계획입니다.
<타이피스트 시인선> 001번 『세계문학전집』은 매 시집마다 새로운 이야기꾼으로서 삶에 대한 깊은 성찰과 완숙한 개성으로 시의 영역을 넓혀 온 권혁웅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입니다. 일상의 숨겨진 사유를 제시하는 이 시집은 우리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들 속에서 철학적 사유를 제시하고자 하는 시인의 시를 만날 수 있습니다. 시편마다 시원하게 쏟아지는 유머 속에서 현대 사회를 바라보는 시인의 진중하고 깊은 비애와 사유의 시선을 만날 수 있습니다. 지금껏 시가 어려웠던 분들에게도 이 시집은 술술 읽힐 수 있으며, 삶의 현장을 조망하는 문장 속에서 냉철하게 그려지는 위트와 현실 풍자를 통해 지금껏 우리가 보지 못했던 현실 속 우리를 발견하고 보듬게 만들 것입니다.
<타이피스트 시인선> 002번 『아사코의 거짓말』은 사랑과 죽음을 함께 쥐는 강한 악력과 슬픔과 아름다움이 맞물리며 공존하는 문장으로 주목받은 박은정 시인의 세 번째 시집입니다. 일상에 파고드는 낯선 감각과 예리한 시선으로 사랑과 세계의 슬픔과 비루함에 대해 말하기 주저하지 않는 시인은 직관적이고 날카로운 문장 속에서도 작고 연약한 것들을 끌어안는 문장으로 고독한 우리 ‘존재’의 인간적 감정에 집중합니다. “넘어지고 쫓겨나면서도 뒤를 돌아보는 다정함”으로 시인은 빛을 말하고 눈보라 사이를 걸으며, 불완전한 운명 안에서 자신을 가감 없이 드러냅니다. 시인은 섣불리 구원이나 사랑을 말하는 대신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내내 만지고 만져 새로운 문장을 공중 위로 펼쳐, 그것을 읽는 우리의 두 눈에 작은 경이가 비치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타이피스트 시인선>은 권혁웅, 박은정을 필두로 김다연, 김이듬, 양안다, 이기리, 이현호, 조성래, 황성희 시인 등 신진과 중진을 아우르는 시인선을 펴내려고 합니다. 등단과 비등단 구분 없이 좋은 작품을 쓰는 이에게는 최대한 출간의 기회를 열고자 합니다. 밝은 눈으로 좋은 시집을 선별하여, 독자들에게 다양한 시의 모습을 보여 주고, 독자들은 믿고 읽을 수 있는 시인선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출판사 타이피스트의 행보를 지켜봐 주세요.
감사합니다.
- 타이피스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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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에서 황정민이 맡은 전요한 목사는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수하에게 '너 사탄 들렸어?'라고 호통을 칩니다. 이 대사는 밈이 되어 시상식 등에서 다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직장 상사 악령 퇴치부>의 디자이너 김하용이 근무하는 회사에도 악령이 들린 것 같은 상사가 있습니다. 일을 떠맡기고, 책임은 회피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던 상사가 갑자기 착해졌는데, 악귀 씌인게 아니고서야 착해질리가 없는 인간이라 김하용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씁니다. 이렇게 상사 이슈로 알게된 유튜버 '무당언니', 무속인 명일과 협업해 부적을 디자인하며 김하용은 악령 퇴치에 나섭니다.
차라리 퇴마라도 되었으면 싶은 인간들을 떠올리며 읽기 좋은 경쾌한 오컬트 소설을 두 권 소개합니다. 김하용의 퇴마 사무실 <직장 상사 악령 퇴치부>와 귀신 하나를 고쳐주면 손님 열 명을 데려다주겠다는 거래에 응한 한의사 승범이 일하는 병원을 배경으로 한 코미디 오컬트 판타지 힐링 소설 <수상한 한의원> 을 함께 놓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