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계절을 추천하는 이유
불안하고 요동치는 대지 위의 세계, 끊임없이 해일이 밀려오고 화산이 분출하는 이곳에서도 사람들은 살아간다. N. K. 제미신의 SF 소설 ‘부서진 대지’ 3부작은 무너지기 직전인 세상의 종말 한가운데에도 불평등과 멸시에 맞서고 진실을 뒤쫓는 이들이 있음을 보여준다. 도무지 이 망해가는 세상을 구할 방법이 있기는 한지, 까마득한 종말 너머에도 삶이 있을지 멈추지 않는 의문이 밀려들 때 이 소설 속 인물들을 생각한다. 불안과 혼란을 삶의 본질로 끌어안으면서도 다음을 향해 나아가야만 하는 것은 소설 안과 밖의 동일한 임무. 손에 닿을 듯 생생한 다른 세계를 거닐며 그 실마리를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