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하여 한국에선 아무도 모르는 작가들의 괴상하기 짝이 없는 소설들과 사랑에 빠졌다. 나도 괴상한 소설을 써보고 싶어서, 1998년 연세문화상에 응모하여 「머리」가 당선되었다. 예일대학교 러시아동유럽 지역학 석사를 거쳐 인디애나 대학교에서 러시아 문학과 폴란드 문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세부 전공은 20세기 러시아/폴란드 유토피아 문학이다. 2008년 제3회 디지털문학상 모바일 부문 우수상에 「호(狐)」가 당선되었으며, 2014년 「씨앗」으로 과천과학관에서 주최하는 제1회 SF어워드 단편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장편 『문이 열렸다』와 『죽은 자의 꿈』, 『붉은 칼』 을 출간했다. 정도경이라는 필명으로 단편집 『왕의 창녀』와 『씨앗』을 출간한 뒤, 본명으로 『저주토끼』를 출간했다. 어둡고 마술적인 이야기들, 불의하고 폭력적인 세상에 맞서 생존을 위해 싸우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사랑한다. 2022년 『저주토끼』로 부커상 인터내셔널 최종 후보에, 2023년 같은 책으로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그리고 2025년 『너의 유토피아』로 필립 K. 딕 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2024년 전국서점조합연합회 선정 ‘서점인이 뽑은 올해의 작가’로 선정됐으며, 2025년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인상’을 수상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유지되던 삶의 균형이 한순간에 무너진 뒤, 십대 소녀와 엄마, 할머니는 각자의 자리에서 상실을 견뎌내기 시작한다. 무책임한 가장이 남긴 빚과 부재는 세 여성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꾸고, 더 이상 서로를 보호해 주지 못하는 가족의 민낯을 드러낸다. 이 작품은 붕괴 이후의 시간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가족이라는 관계의 실체를 묻는다.
이야기는 십대 소녀 마리안나의 시선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독립적으로 살아온 할머니 알리치아와 타국에서 생계를 책임지는 엄마 한나의 삶을 교차해 보여준다. 돌봄과 생존, 책임과 회피가 뒤엉킨 세대 간의 긴장은 마리안나의 가출이라는 사건을 계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상반된 가치관 속에서도 세 여성은 각자가 믿어온 가족의 환상을 하나씩 내려놓게 된다.
기자 출신 작가 나탈리아 쇼스타크는 일상의 작은 순간들이 쌓여 무너지는 과정을 집요할 만큼 섬세하게 포착한다. 정보라 작가가 직접 발굴하고 번역한 이 작품은 파멸이 아닌 이후의 삶에 주목하며, 상실 이후에도 이어지는 선택과 태도를 담담히 그려낸다. 김겨울 작가 추천작으로, 가족과 개인의 경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