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국가 애도 기간이다.
누구에게든 불시에 닥칠 수 있는 벼락 같은 사고에 가슴이 먹먹하다.
의도하지 않았으나 모아 놓고 보니 세 번째 창작집에 실린 여섯 편의 이야기 역시 한동안 우리 사회에서 이슈화됐던 사건 사고들이다. 독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엔 역부족이고 겁 없이 소설을 지었던 내 자신을 탄하지만 아픈 이들을 보듬어 주고 싶었던 마음의 기록이라 변명해 본다.
에둘러 후배를 꾸짖으며 재치 있는 발문을 보내주신 한창훈 소설가와 언제나 인간과 소설에 대한 심성이 지극한 박향 소설가께 감사의 마음 전한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라 믿으며 사랑하고 의지하는 이들을 생각한다.
가슴 빠개지는 통증이 만추의 계절에 심하다.
파주에 곧 가겠습니다.
목에 걸린 가시로, 씹어도 씹어도 소화불량인 채로 그리운 이와 미운 사람이 뒤범벅되어 내 속에 머물고 있다. 불화의 시간 또한 아직 다 삭이지 못했다. 자라지 못한 채 늙기만 하는 내 시간은 여전히 불온하다. 숨어서 벌떡이는 불온을 유일하게 S앞에서만 드러낼 수 있다. 하여 나는 S를 놓을 수도 사랑하지 않을 수도 없다. 그것이 독자의 불행이고 나는 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