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히 길고도 추웠던 지난 2016년과 2017년 초 겨울
광장에 나가 촛불을 들던 기억도
몇 년이 지나면 희미한 한 장의 스냅사진으로만 남을 것이다.
말하자면 디테일(세밀한 것들)은 머릿속에서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The devil is in the details).”
해서 나는 기록한다.
흔히 기록하는 자를 기자(記者)라 한다.
나는 기자는 아니지만, 사회학자로서 이 시대를, 이 못난 시대를,
연필이 부러질 정도로 꾹꾹 눌러 기록하고자 한다.
시간이 지나면 망각할 것들을 절대로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우리 시대의 부끄럽고 일그러진 자화상을,
대한민국의 초상을 사회학의 안경을 끼고 기록하고자 한다.”
-‘다소 긴 서론’에서
이제 여러분은 김영사에서 마련한 무대에 김광기라는 스타일리스트의 손을 거친 사회학의 두 거장, 뒤르켐과 베버의 워킹을 보게 될 것이다. 그들의 화려한 걸음걸이와 당당한 포즈를 통해 우리가 몸담고 있는 세계와 타인, 그리고 우리들 자신에 대해 진지한 숙려의 기회를 갖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