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쓸 때면 내 등 뒤에서 가만히 나를 쳐다보는 당신이 있다는 것을 안다. 괜찮아, 괜찮아, 등을 토닥이기도 하고 괜찮니, 괜찮니, 말을 걸기도 한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나는 새침하게 앉아 뒤돌아보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쯤, 나는 당신을 안아보고 싶다. 당신이 나처럼 이별에 서툰 사람이라면 더 안아보고 싶다. 아니라면, 잘 헤어지는 방법을 모르는 애인을 둔 당신이라도 좋겠다. 이번에는 새침하게 등 돌리고 선 당신을 내가 뒤에서 가만가만. 다정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