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처가 불분명한 마음을 이리저리 데리고 다니며, 어줍지 않은 말을 나누거늘, 쓰레기도 오래 마르면 냄새가 가시고 불꽃 쏘시개는 된다는, 아주 어리석어서 나는 내 마음의 쓰레기 불꽃도, 그 뒤에 남는 한 줌의 재도, 다 못 버리겠다.
타다 만 나무와 재의 경계에서 비를 긋는 날들의 손아귀에 쥔 햇빛과 흙먼지 한 줌을 여기 놓는다.
어리석고 용렬한 마음의 버력들이 여기 있다. 가끔은 이리저리 뒤집어보고 허공에 들었다 놨다 해본다. 남들은 볼썽사납다지만 나는 기꺼이 샛강 여울에 들고 가 징검돌로 앉혀본다. 숨이 차다.
등짝과 머리로는 뭇 발길과 하늘의 입김을 받치고, 물 아래 몸으로는 세속을 흘러가는 강물에 젖은 징검돌.
강물이 불어나 내가 놓은 돌이 떠내려가기도 하리라. 그땐 내 어리석은 마음이 바닷가 몽돌이 되려 떠났다가 낙망을 달래리라.
이가 빠진 징검다리에 새로 놓을 시조의 말을 물색하리라.
큰 말을 내려놓고 내 곁에 오래 머무는 과묵한 말들과 벗을 틀 것이다. 슬기로운 그대여, 나는 때때로 어눌하고 혀가 짧아질 것이네. 혀짤배기가 내려놓는 징검돌이 비록 작아도 큰 바위는 나중에 부르리라. 발바닥만 젖고 옷은 성한 채 강 건너간 사람들의 웃음소리를 내 귀는 반기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