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일반 국민들이 <삼국사기>를 우리의 고전으로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새로 쓴 것이다. <삼국사기>의 원형을 해체하여 파격적으로 재구성하였다. 그래서 제목도 <새로 읽는 삼국사기>라고 달았다.
김부식이 반역전에 실은 사람들, 예컨대 견훤과 궁예를 왕으로 취급한 것은 당시의 가치 기준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뜻에서이다. 문화 전통에 대한 해설을 각 장의 말미에 넣은 것은, 고대로부터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는 문화전통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졌으면 하는 마음에서이다. 보다 자세하게 <삼국사기>를 읽고 싶은 사람은 완역본인 <역주 삼국사기>(한국정신문화 간)를 읽기를 바란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역사에 대한 인식이 깊어지기를 바라고, 또 한편으로는 이 책에 나타난 고대인의 삶의 모습이 현대 문명이 봉착하고 있는 시대적 고민을 푸는데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었으면 한다.
동양의 기전체 역사에서는 왕의 정치와 통치제도, 자연현상 등과 함께 당시를 주도한 인물들의 열전기록을 실었다. 그런데 현대의 역사학에서는 사회변화의 서술에 중점을 둔다고 하여 개설서나 통사 등에서 구체적인 인간의 활동이 배제되고 있다. 따라서 인간의 역사를 다루면서도 인간이 살아온 구체적인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인간의 활동이 서술되지 않은 역사학은 독자로 하여금 생활의 도움이나 교훈은 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