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한 독자는 처음부터 이 책의 관점이 친핵인지 반핵인지 궁금해할지 모르지만, 사실 친핵도 반핵도 아니다. 여기서 제시한 관점들은 모두 역사적인 것들이다. 이 책 끝에 가서 분명해질 사실은 바로 평화적 원자라는 약속이 수십 년에 걸쳐 세계인의 가장 커다란 공포와 야심을 종종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려고 산업 옹호자들과 가장 강력하게는 미국이 주도하며 다른 수많은 국가를 포함한 정부들이 분명히 활용하고 오용하고 착취했다는 점이다. 원자력 발전을 채택하는 일은 결코 단순한 기술적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우리가 변화하는 행성의 기후가 제기하는 위협을 어떻게 완화할지 고민하듯이 오늘날과 미래의 위기에서 원자력이라는 해결책을 상상하는 것은 자연스러울 수 있다. 그럼에도 풍요라는 미래, 환경 재난을 피하는 미래라는 약속을 새로운 것이라거나 지구적 핵질서에서 돌이킬 수 없는 부분으로 상상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