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학원에서 교육심리학을 공부했다. 그리고 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부전공으로 창의성과 예술심리학도 강의했다. 그 방면의 저서도 10여 권 냈다. 그러다 보니 이 방면의 참고서와 논문, 신문 기사, 전문 잡지, 방송, 인터넷을 뒤져서 읽고 내 생각을 보태어 틈틈이 메모해두었다가 이제 정리를 해서 제대로 된 원고로 출판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책은 처음부터 기획해서 쓰인 책이 아니어서 순서도 없고, 체계도 없다. 모두가 독립적으로 쓴 것을 모았을 뿐이다. 나는 예술을 심리학적으로 공부하고 이해하려는 소비자, 구경꾼, 감상자일 뿐이어 서 이 책은 예술 이론서도 아니고 창작을 위한 가이드북도 아니다.
정치와 경제·종교는 자칫하면 국가 간, 종족 간, 계층 간의 분쟁과 갈등, 전쟁을 불러일으키는 불씨가 될 염려가 많고, 그런 것 때문에 온 세계가 홍역을 치르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예술은 그런 국가 간, 종족 간, 종교 간의 갈등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예술은 본질상 국경이 없는 문화이기 때문에, 그런 경계를 넘어서 화해와 일치와 공감을 불러일으켜 평화를 이룩할 수 있다. 21세기의 글로벌한 여러 갈등의 해결에도 예술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막중하다는 것을 느낀다.(중략)
예술가나 예술가의 작품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 예술 감상자가 경험하는 내적·외적 변화, 예술 소비자의 행태, 예술의 치유력 같은 문제 에 대해서 이것저것 단편적으로 써두었던 원고들을 묶었다. 순서도 없고 체계도 없다. 문장도 들쑥날쑥하고 주제도 왔다 갔다 한다. 읽기에 불편할 수도 있겠으나 부담 없이 읽을 수는 있다. 이 책은 학술 논문이 아니기 때문에 독자들의 이해를 구하고 싶다. 여기에 실은 글 중에는 신문, 잡지, 인터넷 등을 참조한 것들도 있는데 일일이 출처를 밝히지 못한 것도 양해해주기 바란다.
궁극적으로 예술이 하는 일은 개인에게는 창조의 기쁨과 자기실현의 충만감을 가져다주어 힐링하게 하는 것이며, 사회적으로는 집단과 개인, 집단과 집단, 나아가 국가 간에 소통과 감동과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다. 그래서 예술의 의미를 더 깊이 새겨보고자 했다. - 책머리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