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의 10년을 질주하듯 달려왔지만 정작 어느 순간 정지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 정지와 멈춤이 두려웠다. 하지만 더 먼 길을 제대로 가려면 오히려 어느 정도의 정지와 멈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깨달음은 벼락처럼 왔다. 그래서 일상의 쳇바퀴 도는 행보를 멈추고 스스로를 ‘거대한 정지’로 몰아넣기로 마음먹었다. 산티아고 가는 길의 900킬로미터는 매일매일 걸어야 하는 길임에도 불구하고 내 인생 전체에서는 실로 ‘위대한 멈춤’이었다. 더 멀리, 제대로 인생길을 나아가기 위한 ‘뜨거운 쉼표’였다.
그것은 경계를 허물고 울타리를 부순다. 그것은 정주민의 것이 아니라 유목민의 것이다. 그것은 이벤트이기보다는 일상으로의 회귀다. 그것은 엄숙한 문화의 모습이기보다는 탈문화, 반문화의 패러독스를 통해 여과된 생화와 동화의 모습이다. 그것은 디지털화되고 철저히 유저 중심적이다. 그것은 시공간 압축과 팽창을 거듭하며 새롭게 주술과 감응의 세계를 펼여 보인다. 그것은 네트워킹화 되어 있으면서 동시에 차이를 통해 자신을 드러낸다. 우리는 그것을 밀레니엄 컬처라 부른다.
사람경영, 자아경영, 기업경영, 국가경영 등 그 어떤 분야의 경영에서든 오늘날 가장 시급하고 긴요한 것은 통찰의 힘이다. 그런데 그 통찰의 힘을 기르는 데 최고의 자양분이 바로 인문학(人文學), 즉 ‘후마니타스(humanitas)’다. 그래서 인문학을 다시 보는 것이다. 인문의 힘을 빌리는 것이다. 인문의 위력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진정한 통찰의 힘을 얻기 위해서
메디치21과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 2’가 표방하는 ‘후마니타스 스피리투스(humanitas spiritus)’, 즉 ‘인문학 정신’은 처음 시작할 때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인문학 정신은 (…) 인문학을 박제화된 관념의 집합이 아니라 삶의 팽팽한 긴장 속에서 펼쳐지는 거대한 정신의 운동, 혼의 몸부림으로 만든다. 인문학이 결코 일시적인 유행이거나 흥행의 대상일 수 없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