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농업 과학기술은 세계적 수준이다.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품질의 쌀밥과 딸기, 사과를 먹고 있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프리미엄 우유를 마시고 있다. 원재료와 식단의 다양성도 탁월하다. 우리만 모르는 우리의 일상이다. 좁은 농지와 열악한 기후조건, 인구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이 정도의 농업을 일구었다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한국의 농업기술 수준이 높았기 때문에 가능한 업적이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식품공학과를 졸업했다. 연세대 경영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했다. 현재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선임연구위원이다. 한국의 과학기술계와 농업계 사이에서 정책적 간극을 조정하는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으며 농업 R&D에 투자되는 돈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도록 연구하고 정책에 반영하는 일을 하고 있다. 또 농식품 관련 해외 최신 동향과 정보를 수집하고 정부 사업을 기획, 평가, 조정하며 농식품 R&D 수행체계와 연구 프로그램을 개선하는 데 참여한다. 이 과정에서 공무원, 전문 연구자, 대학 교수, 투자자, 농민, 농산업체 종사자, 언론인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만나서 의견을 교환하고 토론한다.
대학 시절 어떻게 하면 농업과 식품과 멀어질 수 있을지 고민했다. 나와 농업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 외도도 했다. 하지만 운명처럼 다시 농업으로 끌려 들어왔다. 20대 젊은 시절에는 어색했던 농업의 시간들이 나이가 들수록 이렇게 편안하고 재미있을지 몰랐다. 가장 좋아하고 보람을 느끼는 시간은 현장 농업인들과 함께 할 때다. 99번 현장을 가본 정책연구자와 100번 현장을 가본 연구자는 다르다는 것이 지론이다. 정책과 현장의 가교 역할을 하는 연구자이자 한국에서 농업 현장을 가장 잘 이해하고 가장 활발히 소통한 연구자로 기억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