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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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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리치 원전 5>

김혜경

로마에서 선교신학을 전공하였다. 가톨릭대, 서강대, 성신여대 등에서 강의했고, 현재 부산가톨릭대 연구교수로 있다. 연구과제와 관련하여, 이탈리아에 머물며 피렌체대학교에서 미술사학을 공부하고 있다. 저서로 『예수회의 적응주의 선교』(2013년 가톨릭학술상 수상), 『인류의 꽃이 된 도시, 피렌체』(2017년 세종우수교양도서), 『모든 길은 로마로』(2024), 『세계평화개념사: 인류의 평화, 그 거대 담론의 역사』(공저: 서울대학교 평화통일연구원 편) 등 전공 및 일반교양 도서가 10여 편 있고, 『사랑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습니다』(프란체스코 교황 저), 『바티칸 박물관, 시대를 초월한 감동』(2023) 등 약 20편의 역서가 있다. 「마태오 리치의 적응주의 선교와 서학서 중심의 문서선교의 상관성에 관한 고찰」(『선교신학』 제27집, 2011), 「실천하는 영성가 요한 바오로 2세의 평화의 관점에서 본 가난의 문제」(『인간연구』 제21호, 2011), 「선교사들이 직면한 토착언어 문제: 선교역사를 통해 보는 몇 가지 사례」(『신학전망』, 2015), 「왜란 시기 예수회 선교사들의 일본과 조선 인식―순찰사 알렉산드로 발리냐노의 일본 방문을 중심으로」(『교회사연구』 49호, 2016), 「마태오 리치의 세계지도에 대한 선교신학적 고찰」(『신학전망』 제198호, 2017), 「발리냐노의 덴쇼소년사절단(天正遣?少年使節)의 유럽 순방과 선교 영향」(『선교신학』 제52집, 2018) 등 다수의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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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리치 원전 5> - 2024년 11월  더보기

1910년 이탈리아 정부는 마태오 리치 서거 300주년을 기해, 동서양 문명의 가교가 된 ‘이탈리아의 위대한 아들’을 기억하기 위해 국가 주도로 이 책을 감수하여 발간하였다. 사업의 총책임은 예수회 소속 중국학자 델리야(Pasquale M. D’Elia S. I.) 신부가 맡았다. 델리야는 이후 30여 년간 원전에서 언급하고 있는 행로를 따라 중국 현지를 답사하고, 기록을 고증하는 한편, 그때까지 연구된 명말청초 동서양 문명교류사의 모든 기록을 각주에 담아 1942년(Volume I)과 1949년(Volume II)에 두 권의 책으로 출판하였다. 책은 다섯 책(冊)으로 구분한 리치의 원문 텍스트를 본문으로 하고, 델리야가 검증한 내용과 그때까지 연구된 학문적 자료들을 각주로 달아 방대하고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책은 엄밀히 말해 ‘리치 원전과 델리아의 주석서 합본’이라고 할 수 있지만, 델리야는 그냥 『리치 원전, 그리스도교의 중국 진출기』로 편찬하여 소개하였다. 역자가 번역서로 사용한 판본은 바로 이것이다. 책의 내용은 리치가 세분하여 번호(number)를 단 그대로, 모두 1000번까지 있다. 이것은 리치가 성경을 비롯한 전통적인 고전서의 양식을 그대로 따랐다는 것을 말해 준다. 한편, 『리치 원전』은 본문과 각주의 비교를 통해 리치의 원저에 페레이라와 트리고가 이미 손을 댔고, 거기에 델리야가 다른 방식으로 손을 댄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원저자인 리치, 분실된 몇 개의 장(章)을 포르투갈어로 가필한 페레이라, 그것을 그대로 집대성하여 라틴어로 번역하여 유럽으로 가지고 갔던 트리고, 그리고 20세기 초, 이 판본들을 총 정리하여 『리치 원전』으로 소개한 델리야를 통해 본서를 둘러싼 중국학의 변천사를 엿볼 수 있다. 각주가 많아 읽기에 불편한 점이 있겠으나 학문적인 관점에서는 오히려 이 점이 더 중요하게 평가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것은 핵심 저자인 리치와 델리야가 다른 사람의 경험이나 견해를 빌려서 쓴 것이 아니라, 오로지 자기가 직접 경험하고 느끼고, 연구한 소견을 담은 자료이기 때문에 원문 텍스트에서 읽히는 행간의 의미까지 깊이 있게 통찰할 수가 있다. 이탈리아인 마태오 리치(Matteo Ricci), 중국인 리마두(利瑪竇)의 열정과 성실함을 보면서 한 중국인 학자가 『기인십편』(리치 저) 발문에서 한 말, 리치의 말과 삶이 기이하고, 그야말로 “역설을 사는 사람”이라는 말이 여운으로 남았다. 베네딕토 데 고이스의 묘비명 “카타이를 찾다가 하늘을 발견했다”라는 대목에서는 한국교회의 기원이 떠올랐다. 서학, 서양 학문을 찾다가 천학, 그리스도교를 만난 우리의 이야기 말이다. 저자인 리치와 델리야가 쓴 이탈리아어 특유의 만연체 문장을 최대한 우리말의 통사구조에 맞게 옮기려고 노력했다. 가독성을 생각해서 용어를 쉽게 풀어 쓰려고도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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