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단편 소설 「정원에 길을 묻다」가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서울 동굴 가이드』, 『아무도 펼쳐보지 않는 책』, 『옛 애인의 선물 바자회』, 장편 소설 『여덟 번째 방』, 『일주일의 세계』 등을 썼다. 신동엽문학상, 젊은작가상, 오늘의젊은예술가상, 이해조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상상하는 것은 즐겁다. 쓸데없지만 필요하고, 무익하지만 유용하다. 우리를 미지의 세계로 인도하는 그 '만약에'의 대답 속에서 우리는 주인공이 되기 때문이다. 세상을 다 가지기도 하고 영원한 삶을 누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주인공이 되고 세상을 다 가지고 영원한 삶을 누려보기 위해 나는 작가가 되고 싶었던 것일까. 그래서 늘 아무 때나 아무 데서나 상상하기를 좋아했던 것일까. 그렇다면 만약에, 내가 작가가 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글을 쓸 때면 괴롭다. 쓰고 싶은 말과 막상 씌어진 글 사이의 괴리가 나를 고통스럽게 한다. 하지만 그 감정이 실은 고통 빛깔옷을 입은 행복임을 나는 안다. 글을 씀으로써 고통스럽게 행복하고, 행복하게 고통스러운 것이다. 나는. 이 진부한 역설의 뒤편 어딘가에 풋내기 '작가'로서의 내 정체성이 있는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