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과 경건 서적들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크게 경험한 지은이는 동료 그리스도인들도 성경과 경건 서적들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크게 경험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현재 “그 책의 사람들” 출판사 대표이며 사랑하는 아내와 네 아이, 하영, 민하, 서준, 다혜와 함께 광교장로교회에서 신앙생활하고 있다.
글을 열며
개혁주의의 가장 큰 문제 - 개혁주의자
제가 배우고 알고 믿는 바에 따르면, 개혁주의는 참으로 성경적인 신학이자 신앙입니다. 어딘가에서 찰스 스펄전 목사님이 하신 말씀이 떠오릅니다. “개혁주의 신학은 성경적 기독교의 별명이다.”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개혁주의 신학은 성경의 교리입니다. 개혁주의는 성경을 따르고 성경에 충실합니다. 그리고 그런 방향에서 나오는 모든 마음과 태도가 개혁주의입니다. 실제로 이러한 유산이 우리 선조들로부터 지금까지 전해져왔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 유산을 힘 있게 지키고 전하기 위해 마음을 다하는 개혁주의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개혁주의’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답답하고 고약하고 매정하고 논쟁하기를 좋아하는 이미지가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많은 사람이 “사람들이 개혁주의로 나오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개혁주의자들이다”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러한 말에 자괴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일부라고 말하기에는 적지 않은 개혁주의자들이 실제로 덕이 안 되는 태도로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교회를 파괴합니다. 많은 개혁주의자가 교리를 강조하고 바르게 아는 것을 역설하지만 삶은 말하는 것에 비해 못 미칠 때가 많습니다. 태도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우리는 순종하지 않고 실천하지 않습니다. 네, 우리는 실제 이 진리를 사랑하지 않는 듯 보입니다. 우리가 사랑하고 싶은 것만, 우리가 순종하고 싶은 것만, 우리 소견에 옳은 것만 행하는 듯 보입니다.
우려하실 분들이 계실 것 같아 미리 말씀드리지만 저는 이 책에서 개혁주의의 영광이 어디에 있는지와 아름답고 복된 교회의 모습도 증언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여러분과 함께 개혁주의의 민얼굴을 보려고 합니다. 이 책에는 괴롭고 비통해할 만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옵니다. 꾸미지 않고 피하지 않고, 말씀 앞에, 진리의 거울 앞에 함께 서기 원합니다. 은혜는 죄 없이는 말할 수 없는 단어입니다. 죄 없는 곳에는 은혜도 없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죄를 이야기하는 것은 죄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은혜를 바라보고자 함입니다.
저는 이 책의 일차 독자를 저와 같은 개혁주의자들로 생각하고 썼습니다. 따라서 개혁주의라는 단어가 무척 많이 나옵니다. 이 책이 개혁주의자만을 대상으로 이야기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드실 수도 있습니다. 맞습니다. 그러나 이 책의 내용은 개혁주의자가 아니라도 하나님을 사랑하는 모든 성도가 함께 고민하고 나눌 만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신실한 개혁주의자가 되고 싶은 제가 회개하는 마음으로, 또 호소하는 마음으로 쓴 것이기에 대상이 제한되어 보일 뿐이지, 저는 사실 모든 성도님과 진지하게 나누길 원합니다.
사실 저는 개혁주의, 개혁신학이라는 말보다는 개혁신앙이라는 말을 더 좋아합니다. 그리고 아예 그런 용어 자체를 쓰지 않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이런 용어를 쓰지 않고서는 우리가 무엇인가를 말한다거나, 생각을 나누는 것이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꼭 써야 할 때도 있지요. 아무튼 이 책에서 저는 ‘개혁주의자’라는 단어와 맞추기 위하여 주로 ‘개혁주의’라는 표현을 쓰고자 합니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서는 개혁신학 또는 개혁신앙이라는 단어와 구분 짓지 않고 교차하여 쓰기도 할 것입니다.
저와 같은 개혁주의 그리스도인들을 이 책의 중심 독자로 삼고 이야기하기에 이 책에서 개혁주의가 무엇인지를 상세히 다루지는 않을 것입니다. 혹 잘 모르시거나 궁금하신 분들은 개혁주의의 정의와 역사, 방향 등에 관한 유익한 책들이 많이 있으니 목사님이나 동료 성도님들께 추천을 받아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저도 책 끝에서 몇 권의 책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중심 독자를 개혁주의자로 삼았지만, 개혁주의자가 아닌 분들도 함께 고민할 거리가 많습니다. 개혁주의를 오해하시는 분들, 개혁주의에 상처가 많으신 분들, 개혁주의를 싫어하시는 분들께 전하는 내용도 있으니 같이 읽어주시고 함께 고민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개혁주의는 은혜의 교리요 은혜의 신학입니다. 개혁주의는 하나님 중심적인 신앙입니다. 그래서 참된 개혁주의는 우리를 겸손하게 합니다.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리게 합니다. 선조들처럼 우리 자신이 얼마나 큰 죄인인지 깨닫게 될수록 그렇습니다. 우리는 개혁주의가 아닌 것을 생각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개혁주의를 사랑합니다.
정말이지 개혁주의 신학만큼 하나님을 영광스럽고 진실하게 보여주는 신학은 없다고 우리는 믿습니다. 우리는 개혁주의가 성경을 성경 그대로 보여준다고 믿습니다. 개혁주의는 빈곤하지 않고 풍성하며, 획일적이지 않으면서 통일성이 있습니다.
개혁주의는 아무런 잘못이 없습니다. 개혁주의 자체는 사람들을 아프게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가장 의미 있고 교회를 가장 힘 있게 해왔던 개혁주의가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 때문에 세상은 물론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온갖 모욕을 당하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의 불순종과 행함이 없는 죽은 믿음, 그리고 우리의 오만함이 그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우리 개혁주의자들이 서 있는 현실부터 정직하게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