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김천에서 태어났으며, 2004년 <대구매일신문>과 2008년 <부산일보>에 시와 동시가 각각 당선되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첫시집 <조용한 가족>을 출간하여 부산작가상 받은 바 있으며, 2008년 대산창작지원금을 받고, 같은 해 교단문예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현재 부산 신라중학교 국어교사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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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물지 않은 몸으로 고추밭을 지나가기가 부끄럽다
고추는 저리 자연스럽게 붉은데
나는 아직 파랗다
나는 언제쯤 저 고추처럼 붉게 잘 익어
풍성하게 수확될까
새 한 마리 머리 위 나뭇가지에 앉았다가
노동요를 뚝 꺾어 바닥에 던지고는 날아간다
여자들은 쪼그려 앉아 산의 사타구니 아래
천연히 손을 집어넣고 여전히 바쁜 손놀림이다
나는 머리끝까지 노을을 뒤집어쓰고는
얼른 밭두렁을 지나간다
내놓고 다녀도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
내 청춘이 너무 부끄럽다
2018년 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