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이루는 것 중 어느 조각은 분명 오빠들의 손길이 닿아 있다. 나는 감정의 격랑을 온몸으로 안으며 나와 타인과 삶을 배웠다. 오빠들이 키운 나는, 크고 작은 부침들은 있었지만 어쨌든 잘 자라서 썩 나쁘지 않게 지내고 있다.
(……) 이 작품을 통해 쓰는 즐거움을 되찾았다. 나는 여전히 소설이 좋다. 나를 작고 초라하게 만들지라도 소설을 쓸 수 있어 다행이다. 2n년 차 문학 덕질 중인 내가 소설가가 되어 책을 낸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덕업일치의 현장이고 성덕(성공한 덕후)의 길이 아닐까. 나는 앞으로도 오랜 시간 소설에 기대고 빚지며 살아가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