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횡성으로 귀농하여 무경운·무농약·무비료 농법으로 텃밭을 일구며 산다. 그녀 자신이 현대병으로 악화된 건강을 돌보고자 자연에 중심을둔 태평농법에 입문해 자급자족의 삶을 시작했던 것. 건강이 회복되면서 직접 가꾼 작물로 자연식 요리를 하고, 농사 비법과 레시피들을 블로그에 올려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있다.
월간지 <전원속의 내집>과 농민신문에 요리칼럼을 연재했으며, 현재 KBS 1라디오 <싱싱농수산> ‘자연밥상’ 코너를 진행한다. 펴낸 책으로는 <산골농부의 자연밥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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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된 재료로 급하게 먹는 한 끼들.
과연 진심으로 나를 존중하는 밥상을 받아본 적이 언제인가?
자연의 맛에 반하면 요리는 즐거운 놀이가 된다
산골에서 농사짓고 요리하고 글을 쓰며 자연과 더불어 사는 동안 건강과 내면의 성장이 웬만큼 조화를 이룬 것 같다. 산골살이에서 터득한 자유롭고 자족한 삶은 한 마디로 ‘잘 먹고 잘 사는 것’이다. 몸에 좋다고 소문난 것을 골라먹으며 욕심껏 채우는 것이 아니라 제철에 맞게 먹고, 불필요한 것들을 멀리하는 것이다.
현대인들이 겪는 질병은 대부분 그릇된 식습관에서 비롯된다. 우리 몸에 가장 좋은 식재료는 노지에서 자란 제철 채소임에는 두말할 나위도 없다. 자연스럽게 성장한 작물은 양념이 부족하거나 손맛이 좀 덜해도 제 맛을 살리기가 쉽다. 이 맛에 반하면 요리는 즐거운 놀이가 된다. 내 몸을 살리는 음식은 조금 과하게 먹어도 몸에 부담을 주지 않지만 필요한 만큼만 먹게 돼 식탐이 줄어든다. 자연스러운 식욕은 의욕을 돋우는 반면 지나친 식탐은 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다른 물질에 대한 탐욕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책에 소개된 요리는 토착화된 종자를 절기에 맞게 심고, 인위적인 투입물 없이 자연 재배한 농산물로 만든 것들이다. 시중에서 보기 드문 식재료도 있을 듯 싶은데, 이런 경우에는 다른 재료로 대체해 보자. 산골에서 음식을 만들다보면 부족한 재료 한두 가지쯤 빈번하게 생긴다. 더러 난감할 때도 있지만 발상의 전환으로 나만의 레시피가 완성되기도 한다. 평소에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요리가 만들어지는 건 그런 기회가 많아서인지도 모른다.
흔히 건강식이라 하면 맛보다 영양과 칼로리를 우선하기 쉬운데 음식이란 감칠맛이 있어야 먹는 재미도 삼삼하고 소화 흡수도 잘 된다. 좀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은 좀 더감칠맛 나게 사는 비법이기도 하다. 내가 먹어서 맛있고 나를 평안하게 해준 음식은 좋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진다. 산골농부가 만든 소박한 요리가 자연밥상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