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안동 출생
경희대 국문과 및 동대학원 졸업
1995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평론 등단
저서 『김지하문학연구』 『꽃과 어둠의 산조』 『한국문화와 예술적 상상력』 『아름다운 결핍의 신화』 『대지의 문법과 시적 상상』 『현대시의 정신과 감각』 『고요한 중심을 찾아서』 등
젊은평론가상, 편운문학상, 시와시학상, 애지문학상, 김달진문학상, 유심문학상 등 수상
경희사이버대학교 미래문명원장, 미디어문예창작과 교수
계간 《시작》 주간, 《대산문화》 편집위원, 디아스포라 웹진 《너머》 편집위원, 문화예술지 《쿨투라》 기획위원 등
당나라의 유종원은 소지욕기통疏之欲氣通이라고 했다. 통하고자 하면 성글어야 한다는 것이다. 말은 끝이 있지만 뜻은 끝이 없다고 했던가. 끝이 없는 뜻을 통하게 하기 위해서는 공소한 여백이 요구된다. 말이 많으면 오히려 말에 막히기 때문이다. 공소한 여백이 생동하는 기운, 영성, 예감, 감응 등을 소통시키는 고리이며 이음새이다.
이 점은 야단법석의 전통민예 탈춤 현장에서 좀 더 실감 있게 목도된다. 탈춤의 열두 마당은 고리의 매듭을 마디절로 전개된다. 최초의 터 벌임이나 길놀이 고사에서 뒤풀이까지, 셋과 넷이 처음 아닌 처음에서 끝 아닌 끝으로 돌아가는 이음새에 해당하는 고리가 공소이다. 이 빈터의 마당이 탈춤에서 성속의 소통, 미적 감응의 전이, 관객의 정서적 울림을 불러일으키는 자리이다. 문득 열리는 텅 빈 마당의 소슬함이 없이는 관객의 추임새, 즉 흥취의 물결이 일어나지 않는다. 빈 마당, 공소에서 탈춤의 극적 상황이 수렴되고, 다시 관객들 속으로 그리고 세상으로 퍼져 나가는 확장이 일어난다. 빈 마당이 창조의 ‘고요한 중심’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