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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케이트 모어 (Kate Moore)

국적:유럽 > 중유럽 > 영국

최근작
2018년 4월 <라듐 걸스>

케이트 모어(Kate Moore)

영국의 작가이자 연극 감독. 2015년 라듐 걸스를 다룬 히트작 《이 빛나는 생명들(These Shining Lives)》을 연출하면서 다이얼 도장공들의 이야기에 매료되어 본서 《라듐 걸스》를 집필하기로 결심했다. 그 후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 워싱턴 DC, 뉴어크, 뉴저지주 오렌지, 그리고 시카고와 일리노이주 오타와 등지에서 취재와 연구에 전념하였다. 지역 도서관과 법원의 자료를 샅샅이 조사하는 것은 물론 라듐 소녀들의 고향 땅 흙 내음을 몸소 맡으며 여인들의 발자국을 따라 걸었고 유가족들과 장기간 면담을 통해 깨알 같은 정보를 수집했다. 그들이 서 있던 그로스만 변호사의 사무실 로비에서, 그들이 작업하던 다이얼 도장공장 부지에서, 그리고 그들이 잠든 무덤에서 케이트 모어는 라듐 걸스를 기억해 냈고 그들을 되살려 내는 데 성공했다. 《라듐 걸스》는 아마존, 뉴욕 타임스, 월 스트리트 저널, USA 투데이 종합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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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라듐 걸스> - 2018년 4월  더보기

나는 2015년 봄, 런던에서 오타와 여성들의 인생을 그린 멜라니 마니치의 아름다운 연극, 《이 반짝이는 삶(These Shining Lives)》을 연출하면서 라듐 소녀들의 이야기를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다. 영국에서 잘 상연되지 않는 종류의 연극이었지만 구글 검색창에 무작위로 ‘여성들을 위한 훌륭한 연극’을 쳐 이 연극을 찾게 되었다. 나는 영국인인 데다 이 연극의 무대가 되는 마을에서 6,500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에 살고 있었지만 캐서린 도노휴의 첫 독백을 읽는 순간, 반드시 이 이야기를 세상에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위해 용기와 존엄, 투지로 분연히 일어선 실존 인물들의 놀라운 투쟁의 역사는 나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또한 온 세상에 보편적인 힘을 발휘할 게 분명했다. 다른 누군가의 실화를 전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작가가 되었든, 배우가 되었든, 감독이 되었든, 이야기의 주인공을 공정하게 대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나는 이러한 사명감을 안고 라듐 소녀들의 실화를 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수많은 배경 연구를 시행함으로써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이 여성들에 관해 찾을 수 있는 모든 자료를 읽는 것도 준비 작업의 일환이었다. 당시에는 주로 두 권의 학술 서적이 관련 이야기를 전하고 있었다. 클라우디아 클락이 쓴 《라듐 걸스: 여성과 산업보건 개혁(Radium Girls: Woman and Industrial Health Reform, 1910-1935), Claudia Clark》과 로스 뮐르너 박사가 쓴 《죽음의 빛: 라듐 다이얼 노동자들의 비극 (Deadly Glow: The Radium Dial Worker Tragedy), Dr. Ross Mullner》이었다. 이 책들은 값진 정보를 담고 있었으며, 덕분에 나는 각 배역을 정할 수 있었고 진실이 담긴 이야기를 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애초에 학문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꾼인 나로서는 이 책들이 소녀들의 생동감 넘치는 인생이 아니라 과학적이고 법률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다. 얼마 안 가 나는 라듐 소녀들을 무대의 중심에 세우는, 그들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전하는 책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정의를 위해 싸우다 스러져간 여성들 개개인은 역사적인 성과에 가려져 있었다. 그들은 ‘라듐 걸스’라는 익명적 별명으로만 알려져 있었다. 개개인의 독특한 경험, 즉 그들의 상실과 사랑, 성취와 두려움에 관한 이야기는 잊혀졌다. 애초부터 그 어떤 문헌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나는 이 공백을 메우기로 했다. 연극을 연출하는 동안 이 여성들은 어느덧 나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어 있었다. 나는 그들을 도와준 유명한 전문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를 전함으로써 그들의 빛나는 영혼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들은 평범한 노동자 계급 여성들이었고 나는 그들의 여정을 지도처럼 그려내는 걸 목표로 삼았다. 넉넉한 월급봉투를 처음 손에 쥐었을 때의 환희에서부터 처음으로 이가 아팠을 때, 그리고 그들을 병들게 한 기업을 상대로 싸우기 위해 개개인이 소환해야 했던 용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다루고 싶었다. 나는 여성들의 삶에 들어가 지금, 바로 이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매 순간을 그리고 싶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독자들이 수십 년에 걸친 역사의 우여곡절에 함께하며 라듐 걸스 개개인에게 공감하기를 바랐다. 나는 라듐 걸스가 친구처럼 느껴지기를 원했다. 나는 여성들의 실화를 공정하게 다뤄야 한다는 사명을 잊지 않고자 애썼다. 작가로서 책임을 느낀 나는 라듐 걸스의 발자취를 따라가기 위해 6,500킬로미터를 건너 미국으로 갔다. 나는 그들의 출근길을 걸어 보고 싶었고 그들의 집과 무덤에 가 보고 싶었다. 또한 두 매기아 자매의 집을 연결해 주는 길을 걷고 싶었고 라듐 때문에 절뚝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가파른 언덕을 오르는 게 얼마나 힘든지 느껴 보고 싶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여성들에게 각자의 목소리를 부여하고 싶었다. 그래서 단서를 찾아내고자 했다. 내가 그들이 못다 한 말을 대신할 수 있도록 그들이 남긴 기록들을 찾아다녔다. 놀랍게도 이렇게 연구한 끝에 그들의 진짜 목소리를 찾아낼 수 있었다. 여성들은 일기와 편지, 법정 증언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남겨 두었다. 그들의 목소리는 먼지가 가득 쌓인 채 자료보관소에 오랫동안 보관되어 있었다. 누군가 들어 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의 삶을 더 깊이 파고들수록 나는 마치 백 년 동안 그들을 위해 싸워 온 대리인이 된 느낌이었고, 혹은 그들의 이야기에 날개를 달아 줄 조력자가 된 느낌도 들었다. 나의 연구는 뉴저지주에서 시작되었지만 워싱턴 D. C., 시카고, 오타와까지도 이어졌다. 한때 라듐 다이얼 공장이 있던 부지에 서 보니 캐서린이 사랑하던 성당이 대각선으로 맞은편에 있는 게 보였다. 라듐 기업이 지역사회의 한가운데 있었기에 여성들이 이에 맞서 싸우기가 쉽지 않았을 거라는 게 확연히 느껴졌다. 캐서린이 남편과 함께 살았고 마지막까지 머물다 간 집, 마니치의 연극이 시작될 때 모두의 관심을 사로잡는 독백에서 묘사된 그 집 앞에 서 있자니 당시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것 같았다. 나는 운이 좋게도 여성들의 친척들을 인터뷰할 수 있었고, 덕분에 내 책의 주인공들이 실제로 어떤 사람들이었는지 알 수 있었다. 일부 후손들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지역 신문에서 인터뷰했던 이들이었다. 하지만 캐서린 도노휴의 가족처럼 옛날 방식대로 찾아다녀야 했던 이들도 있었다. 캐서린의 조카손녀는 일하는 도중 낯선 영국 여성에게서 오래전에 죽은 친척에 대한 얘기를 좀 들어 볼 수 없겠냐는 이메일을 받기도 했다. 그녀는 감사하게도 친절했으며 큰 도움을 주었다. 여성들의 친척들은 대부분 이 이야기가 마침내 이러한 방식으로 쓰인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그들은 인터뷰를 통해 사소하고 개인적인 세부정보를 제공해 주었고, 덕분에 나는 여성들의 생생한 모습을 전할 수 있게 되었다. 가장 감동적인 인터뷰는 캐서린의 조카 매리와의 인터뷰였다. 캐서린이 통증 때문에 비명을 지른 적이 있냐고 묻자 매리는 숙모는 소리를 지를 힘도 없어서 그저 끙끙 앓기만 했다고 답했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인터뷰였다. 가족들은 그들의 고모, 언니, 엄마의 어린 시절 사진도 공유해 주었다. 특히 인상적인 사진은 여덟 살 된 페그 루니가 할머니, 어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3세대가 나란히 앉은 모습에는 그들이 20세기까지 이어질 거라고 자신 있게 믿었던 유산과 미래가 담겨 있었다. 15년 후 페그가 라듐 중독으로 젊은 나이에 사망하면서 이 유산이 더는 이어지지 못할 거라는 건 아무도 몰랐으리라. 나는 개인적인 인터뷰와 현지 조사를 시행한 것 외에도 도서관을 찾아가 며칠이고 자료를 찾아보기도 했다. 먼지 가득한 편지와 졸업앨범을 뒤지며 마이크로필름으로 촬영된 변호사, 의사, 신문 기자의 기록들을 살펴보았다. 여성들의 고통을 상세히 묘사한 글을 읽으며 나는 몇 번이고 눈물을 훔쳤고 이 모든 ‘이야기’가 얼마나 진실한 것인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나는 퀸타 맥도날드가 횡격막부터 무릎까지 착용해야 했던 꽉 조이는 깁스 사진을 보았으며, 몰리 매기아의 엑스레이 사진 속에서 흰색으로 밝게 빛나는 뼈를 보았다. 캐서린 도노휴가 친구 펄 페인과 마지막으로 주고받은 편지를 손에 쥐었을 때는 캐서린이 한때 집었던 똑같은 종이가 내 손에 들려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묘했다. 하지만 라듐 소녀들이 겪은 현실을 가장 뼈저리게 느낀 건 그들의 무덤을 방문했을 때였다. 여성들의 가족이 나를 안내해 주었는데, 그들은 내가 화강석으로 만든 묘비 앞에 무릎을 꿇고 여성들에게 조의를 표하는 동안 예의를 차리려는 듯 조금 떨어져 서 있었다. 나는 묘비에 새겨진 여성들의 이름을 보았다. 라듐의 공격으로 만신창이가 된 그들의 몸이 햇살 가득한 잔디 아래 누워 있었다. 그들의 희생을 기려야 할 필요성을 나에게 다시 환기해 주는 순간이었다. 영국으로 돌아온 뒤 나는 최선을 다해 그들의 이야기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에게는 그럴 의무가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들을 영국으로 데리고 왔다. 물론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여성들의 사진을 책상에 둔 채 이 책을 썼으며, 매일 아침 그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레이스의 죽음에 관해 쓰면서, 아이들을 위해 살고자 하는 캐서린의 용기에 관해 쓰면서 그들을 바라보았다. 이 사진들은 가족들의 진술이나 기록보관소에서 얻은 정보, 그리고 그들의 고향에 대한 나의 생생한 기억과 함께 내 마음속에서 한데 뒤섞였다. 나는 치료제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 유산을 겪은 슬픔, 무슨 일이 있더라도 계속해서 싸우고자 하는 의지 등 그들 앞에 놓인 운명의 높낮이를 함께한다는 기분으로 개개인의 여정을 그렸다. 믿기 힘든 비극 속에서도 이 여성들이 보인 용기와 정신력에 다시 한번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여덟 살 된 페그 루니도 내가 이 책을 쓸 때 내 곁을 지켰다. 이 책을 통해 페그와 그녀의 어머니, 할머니가 오랜 세월 이어져 나갈 거라 순수하게 믿었던 유산이, 어떤 의미에서, 이어지기를 바란다. 나는 21세기에 이 책을 쓰고 있다. 하지만 페그와 그녀의 친구들은 그들이 감내한 막대한 희생 때문에 아직까지도 기억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라듐 걸스는 아직도 살아 있는 것이다. 역사 속 어둠을 뚫고 선의의 빛, 용기의 빛, 투지의 빛을 발하며 여전히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들을 되살려내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어서 큰 영광이었다. 이 책은 그들의 것이다. 내가 그들을 공정하게 대했기를 바란다. 2017년 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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