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2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해방되던 해 귀국했다.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와 건국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으며, 196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전쟁과 다람쥐」, 1967년 현대문학사 제1회 장편소설 모집에 『우울한 귀향』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창작집 『모래』 『바람의 집』 『저문 골짜기』 『폭력연구』 『삼학도』 『문 앞에서』 『우렁각시는 알까?』 『매운 눈꽃』 『밝고 따뜻한 날』(선집) 등이 있고, 장편소설 『우울한 귀향』 『도시의 늪』 『숲에는 새가 없다』 『냉혹한 혀』 『장난감 도시』 등이 있고, 산문집 『세상살이와 소설쓰기』가 있다. 영역 단편선집 『Shrapnel And Other Stories』가 미국에서 간행된 것 외에, 『장난감 도시』가 영어, 아랍어, 중국어, 베트남어로 번역 출간된 바 있다.
한국소설문학상, 한국창작문학상, 한국문학평론가협회상, 한국문학작가상, 현대문학상, 오영수문학상, 무영문학상, 요산문학상,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올해의소설상, 성균관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목포대와 중앙대 교수 및 한국소설가협회 이사장, 김동리선생기념사업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그간에 퇴직하고 시골로 이사를 했다. 문막의 산골마을로 옮겨 앉은 게 지난 2009년 9월의 일이다. 내가 살던 분당에서 찰 한 시간 반 남짓한 거리다. 공기 맑고 조용한 곳으로, 특별한 연고는 없다. 돌아보면 초등학교 4학년 때 도시로 이주한 이래 거의 60년 만의 귀촌이다. 새 환경에 적응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또, 건강상의 문제도 있어 지난해 9월부터 상당 기간 병원 신세를 졌다. 내 나이 어언 일흔 고개였다. 지금은 웬만큼 건강을 회복한 것만 감사할 따름이다. 인명은 재천이라 했으니 마음 다스릴 일만 남은 셈이다.
그래서일까. 이번 수록 작품 열 편을 들여다본즉 위의 영향이 짙다. 소설은 허구의 세계지만 그 본질은 일상적 삶의 성찰이라는 평소 생각을 고수한 결과다. 더 정직하게 말하자면 ‘의도적 고수’라기보다 그런 묵은 생각에 여전히 ‘발목 잡혀 있는 꼴’이다. 상전벽해의 세태에도 불구하고 몽니 부리 듯하는 자신의 모습이 딱하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게 바로 나라는 생각도 없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