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일기>를 읽다 보면 마치 저자의 삶이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떠올리게 합니다. 현대 역사의 중요한 현장 속에 거물들과 함께 있었기 때문입니다. 책에는 총 350명의 인물이 등장합니다. 이 사람들이 14,636일간 유럽, 아메리카, 아시아, 아프리카 대륙 등 20여 개 국가에서 펼친 근대 역사는 새로운 사상, 새로운 운동, 새로운 정부를 만들었으며 그 가운데 성경의 예언이 이루어진 이스라엘 재건을 중심으로 사건을 소개합니다.
안타깝게도 '인간이 역사로부터 배우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말은 씁쓸한 현실임을 느낍니다. 유대인은 우리 민족과 공통분모가 많습니다. (비록 유대인의 인종은 다양하나) 한 민족이라는 뿌리를 유지했고 외세의 침략을 자주 받았으며 나라를 빼앗겼고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나며 1948년 각각 자주독립을 이뤘습니다. 건국 후에 곧장 나라의 존립을 위태롭게 한 전쟁이 발발했으며 이 전쟁 모두 자유 진영과 공산 진영을 대표하는 미국과 소련의 영향력 아래 있었습니다. 지금도 이스라엘과 우리는 여러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으며 소국으로서 외교와 안보가 중요한 국가 정책 요소입니다. 이스라엘이 독립하는 과정에 서양 열강과 아랍의 충돌, 독립 이후에 냉전으로 혼돈이 엄습한 중동의 정세는 현재 우리와도 많은 부분 공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자 역시 제2의 한국을 여러 차례 언급하는 것일지도 모르지요. 또 거듭 실패하는 정책 속에서 마이너츠하겐 대령이 당시 상황을 토대로 예측한 내용을 보면 그의 통찰력과 상당히 정확한 상황 판단 능력 역시 엿볼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성경의 예언이 성취되는 단계와 이스라엘 건국이 시사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에 소망을 두게 될 것이며 기독교 신앙에 관심이 없는 독자라고 할지라도 세간에 알려진 역사와 다른 관점에서 조명하는 이 기록은 흥미로운 주제로 다가오리라 생각합니다. 이스라엘이 언약의 땅 팔레스타인에서 영원히 번성하기를. "예루살렘의 화평을 위하여 기도하라. 너를 사랑하는 자들은 번성하리로다."(시 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