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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홍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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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Why? 세계사 러시아>

홍완석

한국외국어대학교 노어과를 졸업하고 모스크바 국립 국제관계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학과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대학원에서는 러시아·CIS학과 주임 교수로 러시아 정치, 외교, 안보에 관련된 연구와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주요 저서로는 <러시아 어디로 가는가(2011)> <21세기 한국, 왜 러시아인가?>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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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동과 서 사이에서 : 우크라이나의 국가발전전략과 대외정책> - 2012년 10월  더보기

1991년 12월 소련의 해체와 함께 탈 소비에트 공간에서 15개의 새로운 독립국가가 출현했다. 이때 우크라이나는 민족적 염원인 주권을 회복하고 독립된 국제관계 행위주체로 유럽의 지도위에 새롭게 등장하게 된다. 독립한지 20여 년이 지났지만 우크라이나는 아직도 우리 국민들에게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과 혼동될 정도로 그리 친숙한 국가는 아니다. 실제로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탈 소비에트 공간에서 탄생한 그저 평범한 신생 주권국가 정도로만 인식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지닌 잠재적, 현실적 국력의 현주소를 제대로 이해할 경우, 이 나라에 대한 평가는 완전히 달라진다. 먼저 우크라이나는 강대국으로서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3박자, 즉 인구, 영토, 자원 모두를 구비하고 있다. 약 4,600만 명의 우크라이나 인구(2010년 기준)는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태리에 이어 유럽에서 다섯 번째 위치를 차지한다. 그러나 영토 면적에 있어서만큼은 이들 국가를 압도한다. 한반도의 약 3배에 이르는 우크라이나의 공간 규모(603,700㎢)는 프랑스보다 크고 독일보다 넓다. 게다가 우크라이나 땅은 세계에서 가장 기름진 옥토의 대명사 ‘체르노젬’(흑토대)으로 뒤덮여 있어 유럽의 ‘식량 창고’, ‘빵 바구니’로 불린다. 뿐만 아니라 유럽 최대의 영토 대국인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지하광물의 5%가 부존된 천혜의 자원 부국으로 평가된다. 그것도 멘델레프(D. I. Mendeleev)의 원소 주기율표에 나오는 100여 개의 자원이 거의 모두 매장되어 있는 광물 천국이다. 놀라운 사실은 우크라이나가 “바늘에서 항공모함, 인공위성까지” 못 만드는 게 없는 산업기술대국이라는 점이다. 특히 철강, 항공, 우주, 조선, 핵발전 분야에서의 기술력만큼은 세계 최첨단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데, 이는 소연방시절 우크라이나가 군산복합체의 중추신경으로서 주요 전략산업을 담당했기에 가능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세계 철강생산량의 10%를 차지하는 철강대국이고, 일본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 3위의 철강 수출국 반열에 있다. 또한 항공기를 자체적으로 설계 제작할 수 있는 세계 8대 국가 중의 하나로서, 항공기 제조회사인 안토노프(Antonov) 사는 화물 및 특수항공기 설계에서 세계적 명성을 자랑한다. 우크라이나의 높은 과학기술 수준은 무엇보다도 우주분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에서 우주선을 자체적으로 설계, 제작, 발사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나라 가운데 하나이다. 지금은 러시아 소유인 우주선 ‘미르’호(號)도 사실은 우크라이나에서 제작된 것이다. 현재 세계 상업위성 시장의 8%를 점유하고 있고, 우크라이나 국내에 우주선 및 발사대 설계연구센터가 7개, 우주선 제조 기업이 12개나 될 정도로 항공우주기술 강국이다. 2012년은 한국과 우크라이나가 외교관계를 수립한지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1992년 2월 수교 이래 지난 20년 동안 양국은 UN을 위시한 각종 국제무대에서 우호관계를 유지해 왔고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 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오고 있다. 그렇지만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국제적 위상과 발전 잠재력에 비추어볼 때, 수교 20년 동안 양국 간 실질적 협력이 기대 수준에 크게 못 미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중론이다. 그 이유는 양국간 지리적 원격성, 역사적 상호작용의 부재, 낮은 수준의 상호 인지 등 다양한 수준에서 설명이 가능하지만 무엇보다 우크라이나의 존재 가치가 러시아라는 거인의 그늘에 가려진 채, 한국사회에서 별다른 관심과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비록 물리적으로 원거리에 위치해 있지만 한국에게 우크라이나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게 관리해야할 국가군에 속한다. 한반도 주변 4강처럼 한국과 상시적이고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아직 발현되지 않은 우크라이나의 내재적 가치를 간파해 우호적 협력작용을 강화할 경우 정치, 경제, 외교, 군사, 과학기술, 문화, 심지어 민족적 측면에서 한국의 국익 증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게 필자의 소견이다. 실제로 우크라이나는 한국에게 개방된 4,600만 인구의 신흥 ‘상품시장’으로서 중요할 뿐만 아니라, CIS 및 동유럽 나아가 EU시장 진출 ‘교두보’로서, 차세대 동력산업 발굴을 위한 첨단 기초과학 원천기술 ‘제공국’으로서, 한국의 항공우주기술 강국으로의 도약을 앞당기는 ‘협력자’로서, 한국의 새로운 해외농업 ‘식량기지’로서,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외교적 행위를 지지해주는 ‘후원자’로서, 북핵문제 해법의 우크라이나 모델 ‘사례’로서, 3만여 재(在) 우크라이나 거주 고려인 동포들의 안정적인 삶을 마련해주는 ‘보장자’로서, 키예프 발레로 대표되는 고급 선진 문화예술 ‘유입처’로서 매우 다양한 가치를 지닌다. 2012년 수교 20주년을 맞이해 우리정부는 러시아의 시야에 가려진 우크라이나의 잠재력을 능동적으로 재조명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국가적 중요성을 명료히 인식하고, 이에 바탕해 한국의 국익 증대에 기여하는 효율적인 대 우크라이나 정책 방향을 모색해야할 전환기적 시점에 서있다. 말하자면 우크라이나를 한국의 국력 신장을 위한 중요한 전략적 자산으로 인식하고 우호적인 협력 파트너로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방안이 요구되는데, 본 저서는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기초해 기획되었다. 한국외대 러시아연구소는 2007년 한국연구재단이 공모한 기초학문연구지원 사업에 “‘동’과 ‘서’ 사이에서: 슬라브 형제국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의 국가발전전략”이라는 주제로 응모하여 선정되었다. 본 저술은 2007년부터 2009년까지 기초학문연구지원 사업 2년 과제로 진행된 연구 작업의 종합적 결과물이다. ‘동’(러시아)과 ‘서’(미국 및 EU) 사이에 위치한 우크라이나가 독립이후 민족의 생존?번영?발전을 위해 추구하는 국가전략을 분석하기 위해 외교안보, 정치, 경제, 사회문화 등 4명의 분야별 전문가들이 공동 연구팀을 구성하여 학제적 연구를 진행했다. 그 동안 국내외 세미나 및 학술대회, 해외현지조사, 현지 전문가 면담 등을 통해 얻어진 다양한 연구 성과물들을 종합적으로 정리하여 본 책에 담았다. 이 책은 한?우크라이나 수교 20주년에 즈음해 양국관계 발전의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분히 시의적(時宜的)이고 정책 지시적 성격을 갖는다. 결함과 공백이 적지 않은 본서가 어느 정도 동학제현들의 공감을 얻을지 미지수이다. 다만 본 저술이 기존의 구미 편향적 시각이 아닌 우리의 시각과 방법론에 기초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학술적 조명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또 특정 해외지역 연구 분야의 편중성에서 벗어나 지역학 연구의 균형적, 생산적 지평을 확장시킨다는 점에서, 러시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된 우크라이나에 대한 독자적인 지식정보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정책 산출을 위한 중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 책의 출간 의미를 찾고 있고 싶다. 4인 공동연구자의 생각과 논거가 한?우크라이나 관계의 창조적 발전에 조금이라도 기여한다면 더 이상 바람은 없을 것이다. 끝으로 사회적, 학술적 수요가 많지 않은 본 저술이 세상의 빛을 볼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한국외대 출판부 탁경구 팀장님과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를 드린다. 초심을 잃지 않고 이 책이 출간되기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한 공동연구원 한국외대 우크라이나학과 홍석우 교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윤성학 연구위원, 러시아연구소 박정호 연구교수에게도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 특히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풀지 않고 편집 작업을 꼼꼼하게 마무리한 박정호 연구교수께 특별한 감사를 표한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중요한 지식창고가 되길 바라고, 아울러 동학제현들의 애정 어린 질정을 부탁한다.

- 머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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