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선물 받았던 로드킬 선인장이 길게 자라다 못해 쓰러졌다.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가위를 들고 잡히는 대로 숭덩숭덩 잘라 화분에 꽂아 넣은 선인장들은 이내 다시 뿌리를 내리고 자라기 시작했다. 그 질긴 생명력을 받아 글을 쓰기 시작했다. 온갖 날것의 감정을 무서워한다. 그럼에도 나는 실체가 없는 감정들을 글로 적는 일을 계속해 나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