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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기획사에서 그림을 그렸다. 저녁이 있는 삶이 그리워 프리랜서가 되었지만 녹록치 않는 삶에 지쳐 갈 무렵, 장롱 뒤에서 꺼낸 헌 양말 한 짝을 버리기 아까워 꿰매고 솜을 넣어 ‘꿈틀이’ 인형을 만들었다. 아이들과 함께 미술놀이를 하던 작은도서관에 갖다 놓은 것을 계기로 책 속 주인공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 벌써 10년이 되었다. 인형을 만드는 것도 좋아하지만, 사람들과 함께 만드는 것을 더 즐긴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들기 쉬운 방법을 생각하느라 여전히 저녁이 없는 삶을 살지만 내가 좋아하는 그림책 속 주인공을 만나는 일은 그 어느 것보다 가슴 뛰는 일. 가끔 만든 책 속 주인공을 모두 꺼내 놓고 긴 수다를 떠는 건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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