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시작한 글쓰기에 푹 빠져 여름의 절정을 더운 줄도 모르고 보냈습니다.
지나온 시간에 대한 추억과 회한, 그리고 저만의 시선으로 보고 느낀 것을 썼습니다. 아직 덜 여문 글을 거두는 건 아닐까 망설이고 또 망설였습니다.
“만일 사람이 저토록 흔들림 없는 순수한 추진력에 이끌려 한눈팔지도 서두르지도 않고 온 존재로 꽃을 피울 수 있다면! 우리 자신을 가지고 꽃을 피울 수 있다면, 불완전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꽃을, 불완전한 것조차 감추지 않는 꽃을.”
시인 드니스 레버토프는 자신의 시로 용기를 줍니다. 불완전한 것도 꽃이라고, 내가 피운 꽃이라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응원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제 마음들은 묻혔을 겁니다.
이 길로 이끌어 준 친구, 노트북까지 사 주며 응원해 준 가족들, 늘 깨어 있으라며 적절한 당근과 혹독한 채찍으로 담금질 주신 스승님과, 애정 어린 눈길로 바라봐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그저 열심히 써서 아름다운 글 꽃을 마구마구 피워 내겠습니다. 글을 쓰는 일이, 가야 할 곳을 향해 멈추지 않고 가는 달팽이처럼, 느리더라도 그저 행복한 여정이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