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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저자 >
에세이
국내저자 >
시
이름:
김소연
성별:
여성
국적:
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
1967년, 대한민국 경상북도 경주
직업:
시인
최근작
2024년 11월 <
[큰글자도서] 마음사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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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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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장 노트
슬픔에 이름 붙이기 (어나더커버)
- 마음의 혼란을 언어의 질서로 꿰매는 감정 사전
Choice
존 케닉
(지은이),
황유원
(옮긴이) |
윌북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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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알지 못할 슬픔이란 수천 년 동안 어딘가에 놓여 있는 돌멩이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풍파를 겪으며 어딘가에 오롯이 있을 것이다. 슬픔에 대해 말하는 것은 그러므로 돌 하나를 손바닥에 올려두고 돌의 등고선을 읽고 돌의 시간을 헤아리는 것과 같다. 돌조차 되지 못해 공기 중에 떠다니기만 했던 우리의 슬픔들을 존 케닉은 돌처럼 주워 손바닥 위에 올려놓는다. 이 책을 읽 어나가면, 그 돌이 우리 손바닥 위로 차례차례 건너온다. 정확하게 만져지는 단단한 슬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내가 오래 겪어온 슬픔들이 이름을 얻고 거기 놓여 있어서 너무 반갑고 너무 좋아 계속해서 웃었다. 내 덧없고 가없고 종잡을 수 없었던 슬픔들이 용수철처럼 튀어오르는 걸 바라보며 미소지었다. 평생 내 손 닿는 곳에 두어야 할 책 한 권임에 틀림없다. 벌써부터 눈에 선하다. 발에 딱 맞는 신발을 찾은듯, 잠에 꼭 맞는 베개를 찾은듯, 당신의 슬픔들이 반갑고 기뻐서 지을 당신의 표정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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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 리스트 Vol.3
ㅣ
소스 리스트 3
고선경
,
류시은
,
변혜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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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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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자켓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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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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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주영
(지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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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스 리스트』 시리즈를 즐겨 읽어 왔다. 작업자의 작업물들이 지닌 매혹들과 연결해 가며 읽었다. 이들의 들키고 싶고 들켜도 되는 비밀들을 알게 되는 것이 즐겁기도 했지만, 한 작업자의 성장 궤도를 엿본다는 의미에서 흥미롭게 읽었다. 이 성장 궤도를 따라 가다 보면 미래의 궤도도 유추해 볼 수 있기 때문에 꼭 챙겨 읽었다. 신이인 시인의 표현을 빌려 오자면, 이것은 “속일 수 없는 성분표”임이 틀림없다. 간섭에 대한, 균열에 대한, 빼앗김에 대한, 박탈감에서 기인된 기쁨을 자랑하는 일에 대한. 그러니까 사랑에 대한.” - 「추천의 말」 중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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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최고의 책 : 기억할 책, 함께할 책
들풀의 구원
- 부서진 땅에서도 왕성하게 자라난 희망에 관하여
Choice
빅토리아 베넷
(지은이),
김명남
(옮긴이)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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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망가져 버렸다고 느꼈던 고비들에서, 타인으로부터 간절하게 듣고 싶었던 한마디가 있었다. 망가지지 않았다는 말. 그러나 아무에게도 들어본 적은 없고, 결국 나는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거듭거듭 들려주는 수밖에는 없었다. “망가지지 않았어.” 『들풀의 구원』에서는 이 말을 아들에게 들려주는 시인 엄마가 등장한다. 실은 자기 자신에게도 들려주고 싶은 말이라 덧붙이면서. 마당에다 씨앗을 심으면서. 아무 데서나 잘 자라는 들풀들을 한껏 키워내면서. 망가짐이라는 것이 종내는 더 단단한 두께를 만들어가는 나이테와 다름없음을 직접 목격하면서. ‘경이’가 머나먼 어딘가에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이렇게나 섬세하고 아름답게 경험해내면서. 이 책을 무릎에 얹어두고서, 아픔이 어떻게 따사로움으로 진화하는지 고통이 어떻게 안온함으로 변화되는지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실감나는 언어로 대화해보고 싶다. 나처럼 망가져 버렸다고 괴로워하는 많은 이들과. 저마다 체득하며 획득해온 야생성의 진가에 대하여.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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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에 이름 붙이기
- 마음의 혼란을 언어의 질서로 꿰매는 감정 사전
Choice
존 케닉
(지은이),
황유원
(옮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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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알지 못할 슬픔이란 수천 년 동안 어딘가에 놓여 있는 돌멩이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풍파를 겪으며 어딘가에 오롯이 있을 것이다. 슬픔에 대해 말하는 것은 그러므로 돌 하나를 손바닥에 올려두고 돌의 등고선을 읽고 돌의 시간을 헤아리는 것과 같다. 돌조차 되지 못해 공기 중에 떠다니기만 했던 우리의 슬픔들을 존 케닉은 돌처럼 주워 손바닥 위에 올려놓는다. 이 책을 읽 어나가면, 그 돌이 우리 손바닥 위로 차례차례 건너온다. 정확하게 만져지는 단단한 슬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내가 오래 겪어온 슬픔들이 이름을 얻고 거기 놓여 있어서 너무 반갑고 너무 좋아 계속해서 웃었다. 내 덧없고 가없고 종잡을 수 없었던 슬픔들이 용수철처럼 튀어오르는 걸 바라보며 미소지었다. 평생 내 손 닿는 곳에 두어야 할 책 한 권임에 틀림없다. 벌써부터 눈에 선하다. 발에 딱 맞는 신발을 찾은듯, 잠에 꼭 맞는 베개를 찾은듯, 당신의 슬픔들이 반갑고 기뻐서 지을 당신의 표정이.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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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의 별자리·삶의 빛
시네이드 글리슨
(지은이),
이나경
(옮긴이) |
아도니스출판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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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의 여파로 몸속에 박힌 금속을 ‘인공별’이라고 부르는 시네이드 글리슨. 그녀는 여성의 몸이 전해줄 수 있는 이야기가 얼마나 끝이 없는지를 이 한 권의 책으로 강력하게 증명한다. 그녀에게 질병은 ‘매일 새로운 단어를 알게’ 되는 사건이었고, 몸을 둘러싼 무지와 베일을 깔끔하게 벗게 된 시작이었고, ‘운 좋은 사람들은 결코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게 된 ‘전초기지’였고, 그 자체로 ‘이야기 충동’이 가득찬 고유한 세계였다. 시네이드는 자신의 흉터가 얼마나 위대한 자긍심인지를 입증하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그녀가 여성으로서 겪어온 몸 그 자체가 얼마나 커다란 선의인지를 완벽하게 설득해내고야 말았다. 시네이드 글리슨이 앤 카슨, 프리다 칼로, 버지니아 울프, 루시 그릴리, 조 스펜스 등의 여성 예술가들과 마치 편대비행을 하는 듯한 장관이 펼쳐지는 대목에서는 극장에서처럼 기립박수라도 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함께 읽게 될 많은 여성들과 의자를 박차고 기립하여 함께 우렁찬 박수를 쳐보는 상상을 해본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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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고르 인생관 (리커버)
슬로보트
(지은이),
김성라
(그림) |
어떤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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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되기 위한 삶만이 보이는 세상 속에서, 나 자신이 되기 위한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을 드물게 만날 때가 있다. 나는 그런 사람을 무턱대고 알아볼 수 있다. 그리고 무턱대고 손을 잡을 수 있다. 어쩌면 서로를 알아본 것일 수 있다. 내민 손은 맞잡은 손이 되고, 손을 맞잡고 함께 할 수 있는 게 무척이나 많을 거라 예감한다. 북극서점의 순 사장 슬로보트 님을 만났을 때도 그랬고 김성라 작가님을 만났을 때도 그랬다. 앞으로 더 소소하고 더 아무렇지 않은, 많은 작당을 함께 하고 싶은 두 사람. 아직은 ‘함께’라는 것을 시작도 안 했지만, 나의 기대하는 마음만은 한결같았던 두 사람. 바쁘고 속절없고 어영부영한 나날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는 <고르고르 인생관>을 만나게 되었고, 야릇한 간질거림이 입꼬리에 머물렀다. 입꼬리를 올리며 씨익 웃었다. 속절없어 야속했던 나의 시간들에 대해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음, 시간이 잘 가고 있구나. 무엇이 되지 않아도 상관이 없구나. 문득 돌아보니, 나는 나 자신이 되어 가고 있었구나.” 간지러움으로 사람의 마음을 설득하다니. 산들바람보다 더 보드랍게 마음을 점령하다니.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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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 우리는 모두 이 세상에 혼자 던져졌다
다니엘 슈라이버
(지은이),
강명순
(옮긴이) |
바다출판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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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니엘 슈라이버가 너무도 고마웠다. 그의 경험들에 내 경험들을 포개보며 중요한 것을 알게 되어 가슴을 쓸어내렸기 때문이다. 모르면서도 알고 있다 착각하는 세계, 알고 있으면서도 정작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도 모르는 세계. 그 세계가 《홀로》에 담겨 있었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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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 노트 · L홀더 (마음산책 도서 구매 시)
김혜순의 말
- 글쓰기의 경이
ㅣ
마음산책의 '말' 시리즈
김혜순
(지은이),
황인찬
(인터뷰어) |
마음산책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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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스트
"우리(여자-짐승-아시아인)의개별성과 보편성을 정확하게 가로지르는 말들, 문학이 타자를 대하는 진심을 열렬하게 경험케 하는 말들, 경험과 선험을 이어붙이며 증거들을 채집하는 말들, 고통과 아름다움이 어떻게 한 몸일 수 있는지를 설득하는 말들. 정치성의 연료가 상상력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말들, 의심할 것과 믿어야 할 것을 선연하게 드러내보이는 말들. 이 책을 처음 펼쳐 읽었던, 어느 정오의 내 방이 오래 기억이 난다. 귀퉁이를 접다가, 연필을 들고 밑줄을 긋다가, 일기를 쓰게 되었고, 일기를 쓰다 말고 시를 쓰게 되었다. 독서경험이 내가 할 일에 대해 고무되는 경험으로까지 이어지는 일이 점점 드물어지는 요즘, 그 날의 경험이 가까스로 나를 잘 살려는 쪽으로 데려가주었다. 이후, 몇 번이고 다시 꺼내어 읽었다. 또 귀퉁이를 접고 또 연필로 밑줄을 그었다. 어느 날은 책의 여백에 덧대고 싶은 나의 문장들을 적어두기도 했다. 시인에게 말을 걸고, 시인에게 대답하고, 시인에게 질문하고, 시인에게 다가가는 동안, 나는 이 책이 한 권 더, 또 한 권 더 탄생되면 좋으련만 싶었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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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날들의 기록
- 철학자 김진영의 마음 일기
김진영
(지은이) |
한겨레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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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이 남겨둔 마지막 문장들은 새의 발자국 같다. 앙상하다. 길게 이어지지 않는 때가 많다. 그의 사유가 포로롱 날아갈 때마다 발자국은 거기 멈춰 있었다. 나는 고개를 들어 먼 허공을 바라보았다. 되도록 더 먼 허공을 보려 했다. 광활한 저 먼 곳으로 날아가는 동안에 그는 문장을 쓸 이유가 없었을 것 같다. 거기에 내가 주워야 할 문장이 숨어 있는 것만 같다. 다시 시선을 거둬 새의 발자국을 바라보며 걸어본다. 0킬로그램의 무게로 꽉 채운 그의 문장들에 손을 갖다 댄다. 그 무엇에 대하여 단 한 번도 장악하려 하지 않았던 문장들. 황홀하고 관능적이다. 그의 갈구와 그의 혼란이 더할 나위 없이 침착해서 나는 더 애통해진다. 원하던 예민함과 원하던 무덤덤함이 내 신체에 고이기 시작한다. 이것이 김진영이 우리에게 남긴 마지막 선물일 것이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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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 <대온실 수리 보고서> 미니 러그 (오늘의 한국문학 도서 2종 이상 구매)
검은 머리 짐승 사전
ㅣ
민음의 시 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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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인
(지은이) |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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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인의 시는 외계와 내계의 두 날개를 함께 다스리는 나방의 몸통과 같다. 우리를 갈라 놓는 경계로서의 몸통. 신이인은 그 경계에 두 발을 딛고 분주하게 누빈다. 경계에 대한 이토록 본격적인 들썩거림이 신이인 이전에 있었을까. 아니, 이 들썩거림을 우리 시가 본격적으로 환대해 본 적 있었을까. 경계 짓지 않음으로 나아가려는 신이인 곁에 우리는 서 있어야 한다. 그와 함께 같은 별자리를 만들기 위해서. 때론 공포를, 때론 부끄러움을, 때론 의미없음을, 때론 엉망진창을, 때론 자긍심을 거느리고서.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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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존
- 코펜하겐 삼부작 제3권
ㅣ
암실문고
토베 디틀레우센
(지은이),
서제인
(옮긴이) |
을유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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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 3부작’은 우스꽝스럽고 어리석을 정도로 정직하다. 전무후무할 정도로 지독하고 냉정하다. 나는 이 책을 덮으며 헤아려 본다. 이만큼이나 냉정하려면 시인으로서 얼마만큼의 뜨거움이 있어야 하는지. 이만큼이나 정직하려면 자신의 삶이 고귀하다는 것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하는지. 엉망진창이 더 큰 엉망진창으로 진행되고 있어도, 토베 디틀레우센은 자신의 삶을 불행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대차게 삶을 겪고 그저 통과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이렇게 남겼다. 여성의 리얼한 이야기를. 리얼한 여성 시인의 이야기를. 토베처럼 자기 자신으로 살아간 여성의 이야기가 우리에겐 더 많이 필요하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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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 코펜하겐 삼부작 제2권
ㅣ
암실문고
토베 디틀레우센
(지은이),
서제인
(옮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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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 3부작’은 우스꽝스럽고 어리석을 정도로 정직하다. 전무후무할 정도로 지독하고 냉정하다. 나는 이 책을 덮으며 헤아려 본다. 이만큼이나 냉정하려면 시인으로서 얼마만큼의 뜨거움이 있어야 하는지. 이만큼이나 정직하려면 자신의 삶이 고귀하다는 것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하는지. 엉망진창이 더 큰 엉망진창으로 진행되고 있어도, 토베 디틀레우센은 자신의 삶을 불행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대차게 삶을 겪고 그저 통과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이렇게 남겼다. 여성의 리얼한 이야기를. 리얼한 여성 시인의 이야기를. 토베처럼 자기 자신으로 살아간 여성의 이야기가 우리에겐 더 많이 필요하다.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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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 코펜하겐 삼부작 제1권
ㅣ
암실문고
토베 디틀레우센
(지은이),
서제인
(옮긴이) |
을유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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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 3부작’은 우스꽝스럽고 어리석을 정도로 정직하다. 전무후무할 정도로 지독하고 냉정하다. 나는 이 책을 덮으며 헤아려 본다. 이만큼이나 냉정하려면 시인으로서 얼마만큼의 뜨거움이 있어야 하는지. 이만큼이나 정직하려면 자신의 삶이 고귀하다는 것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하는지. 엉망진창이 더 큰 엉망진창으로 진행되고 있어도, 토베 디틀레우센은 자신의 삶을 불행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대차게 삶을 겪고 그저 통과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이렇게 남겼다. 여성의 리얼한 이야기를. 리얼한 여성 시인의 이야기를. 토베처럼 자기 자신으로 살아간 여성의 이야기가 우리에겐 더 많이 필요하다.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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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말 찾기
홍승은
(지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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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은은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이야기는 누군가를 불편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이야기해왔다. 나는 홍승은의 정면 응시를 늘 옹호했다. 점점 더 단단해져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점점 더 옹호해왔다. 이번 에세이에서는 유독 자신의 연약한 실체를 적극적으로 보여준다. 자책과 떨림, 식은땀과 울컥함, 두려움과 불안의 모습들. 용기의 뒷모습들. 이 뒷모습을 정면으로 돌려세워놓고 말하기에 대해서 말한다. 나는 이제야 용기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용기를 낼 수밖에 없는 사람에게서 솟아 나오는 용기는 어째서 외롭지 않게 되는가를. 타인들에게 어떤 용기를 불러일으키는지를. 홍승은의 연약함과 단단함은 깍지를 낀 두 손과도 같았다. 그 결속에 팔을 뻗어 나의 손을 내민다.
15.
미리보기
우리 둘이었던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요?
- 이름이 같은 시인과 작가의 일상과 대화
임지은
,
임지은
(지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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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면, 좋은 친구가 되고 싶다면, 좋은 시인/작가가 되고 싶다면, 이들처럼 하면 될 것 같습니다. 노력하는 방법을 잘 알고, 용감함으로 후회와 맞서는 법을 잘 알고, 매일매일의 스스로를 갱신하길 갈망하는 두 사람의 임지은. 당장 내일부터 저는 이 두 사람을 조금이라도 흉내 내며 지내 보려 합니다.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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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 노트 · L홀더 (마음산책 도서 구매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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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리 올리버 시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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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올리버
(지은이),
민승남
(옮긴이) |
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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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올리버 시가 빛나는 점에 대해서 말할 때, 자연의 경이를 노래했다는 것만을 이야기할 순 없다. 경이를 잃어버린 인간의 모습을 안타까이 여기는 마음을 그녀는 시에 새겨 넣었다. 그녀의 시가 그토록 세세히 야생의 목격담을 우리에게 들려주는 진짜 이유가 거기에 있다. 어떨 때는 타이름 같고, 어떨 때는 경고처럼 다가온다. 정신이 번쩍 들지 않을 수가 없다. 가까이에서 지켜본 것들에 대한 그녀의 정성은 놀랍고 신비하다. “결국, 난 실컷 보았지”(「나방」)라는 시 한 줄을 나는 오래 바라보았다.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문득 실컷 본 사람이 되었다. 은총과도 같았다. -김소연 시인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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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고르 인생관
슬로보트
(지은이),
김성라
(그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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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되기 위한 삶만이 보이는 세상 속에서, 나 자신이 되기 위한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을 드물게 만날 때가 있다. 나는 그런 사람을 무턱대고 알아볼 수 있다. 그리고 무턱대고 손을 잡을 수 있다. 어쩌면 서로를 알아본 것일 수 있다. 내민 손은 맞잡은 손이 되고, 손을 맞잡고 함께 할 수 있는 게 무척이나 많을 거라 예감한다. 북극서점의 순 사장 슬로보트 님을 만났을 때도 그랬고 김성라 작가님을 만났을 때도 그랬다. 앞으로 더 소소하고 더 아무렇지 않은, 많은 작당을 함께 하고 싶은 두 사람. 아직은 ‘함께’라는 것을 시작도 안 했지만, 나의 기대하는 마음만은 한결같았던 두 사람. 바쁘고 속절없고 어영부영한 나날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는 <고르고르 인생관>을 만나게 되었고, 야릇한 간질거림이 입꼬리에 머물렀다. 입꼬리를 올리며 씨익 웃었다. 속절없어 야속했던 나의 시간들에 대해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음, 시간이 잘 가고 있구나. 무엇이 되지 않아도 상관이 없구나. 문득 돌아보니, 나는 나 자신이 되어 가고 있었구나.” 간지러움으로 사람의 마음을 설득하다니. 산들바람보다 더 보드랍게 마음을 점령하다니.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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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한 은둔자 (리커버)
캐럴라인 냅
(지은이),
김명남
(옮긴이) |
바다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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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럴라인은 내 친구 같고 내 자신 같다. 아마 당신도 그럴 것 같다. 당신이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수줍음이 많고, 가족에 대한 불가해한 죄책감이 어렴풋이 있고, 우정을 존중하고, 최소한의 친구들과 깊은 우정을 특히나 좋아하고, 자신의 어두운 면과 과잉된 면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그걸 잘 다스릴 수 있게 되기까지 방기와 고투를 반복해왔다면. 가끔은 자신이 정말로 미친 것은 아닐까 흠칫 놀라고, 평범함을 지극히 사랑하고, 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온갖 사건들에 자기 경험을 겹쳐두고 생각해본 적이 있다면. 누가 알아주든 아니든, 자신이 명랑한 사람임을 잊지 않고 있다면. 이토록 명랑한 사람의 마지막 저서 속에서 나는 실컷 웃었다. 웃고 나서야 알았다. 캐럴라인에게 내가 강렬한 우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누군가의 인생은 그 자체로 우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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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펀드 출간도서 + 알라딘굿즈 (이벤트 도서 포함 국내서 2만원 이상)
우연의 질병, 필연의 죽음
- 죽음을 앞둔 철학자가 의료인류학자와 나눈 말들
Choice
미야노 마키코
,
이소노 마호
(지은이),
김영현
(옮긴이) |
다다서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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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간의 대화가 어느 만큼 진실할 수 있는지가 언제나 궁금했다. 누구를 대해도, 무엇을 보고 읽어도 조금쯤 아쉬움이 남았다. 인간에 대해 거는 기대가 아주아주 컸던 탓도 있다. 이 무시무시하게 사려 깊은 미야노 마키코와 이소노 마호는 내가 막연히 품었던 기대를 훌쩍 능가했다. 그들이 마주 서서 던졌던 캐치볼은 삶과 죽음을 가로지르는 와중에 행해졌지만, 그 공은 영원히 낙하할 리 없는 광활한 크기의 호를 그린다. 이들의 대화를 통과하며 내가 얻은 시야를, 어서 빨리 내 소중한 친구들이 함께 얻었으면 하는 갈망이 복받친다. 구체적으로 누군가를 떠올리며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고 생각하다가, 그 누군가가 점점 많아지고 너무나도 많아진 채로 여기에 적어둔다. 인간은 이만큼의 진실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존재라고. 그걸 잊지 말자고.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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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유 재산
- 메리 루플 산문집
메리 루플
(지은이),
박현주
(옮긴이) |
카라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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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루플은 여성만이 쓸 수 있는 글, 특히 노년을 향해 가는 여성만이 쓸 수 있는 글을 썼다. 이렇게 또 한 명의 호방한 언니가 우리에게 도착했다. 울었던 횟수를 하루하루 기록해야 했던 나날에 대해, 언젠가 다시 그걸 펼쳐볼 때에 웃음이 나올 날에 대해 이해한다면, 당신은 이 책이 반가울 것이다. 시와 소설과 에세이의 무경계에 대해 상상해본 적이 있다면, 당신은 이 책의 가장 좋은 독자가 될 것이다. 메리 루플의 세계에서는 슬픔과 행복도 경계가 지워져 있다. 같은 것이 될 수 있다. 젊음과 늙음도, 과거와 현재도, 살아 있음과 죽어감도 경계 없이 넘나들며 경계를 지워간다. 《나의 사유 재산》은 그러므로 한 번에 다 읽지 말아야 한다. 이유가 너무 많아서 도리어 아무 이유 없이 침울한 날에 다시 펼쳐야 한다.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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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한 은둔자
Choice
캐럴라인 냅
(지은이),
김명남
(옮긴이) |
바다출판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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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럴라인은 내 친구 같고 내 자신 같다. 아마 당신도 그럴 것 같다. 당신이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수줍음이 많고, 가족에 대한 불가해한 죄책감이 어렴풋이 있고, 우정을 존중하고, 최소한의 친구들과 깊은 우정을 특히나 좋아하고, 자신의 어두운 면과 과잉된 면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그걸 잘 다스릴 수 있게 되기까지 방기와 고투를 반복해왔다면. 가끔은 자신이 정말로 미친 것은 아닐까 흠칫 놀라고, 평범함을 지극히 사랑하고, 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온갖 사건들에 자기 경험을 겹쳐두고 생각해본 적이 있다면. 누가 알아주든 아니든, 자신이 명랑한 사람임을 잊지 않고 있다면. 이토록 명랑한 사람의 마지막 저서 속에서 나는 실컷 웃었다. 웃고 나서야 알았다. 캐럴라인에게 내가 강렬한 우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누군가의 인생은 그 자체로 우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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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걷는 여자들
- 도시에서 거닐고 전복하고 창조한 여성 예술가들을 만나다
Choice
로런 엘킨
(지은이),
홍한별
(옮긴이) |
반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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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한국의 어느 도시에 와본 적 없다는 사실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이제 우리에겐 할 일이 생긴 것이다. 로런 엘킨 방식의 기록을 우리의 도시에서 우리가 해볼 수 있을 테니까. 우선 집 바깥으로 나가 길을 걸어보자. 예상 밖의 일들과 마주칠 때마다 몰랐던 것을 이해하게 되는 한편으로, 이해 불가능함 또한 기꺼이 수용할 수 있는 경험을 얻는 장소. 길을 만들어가는 삶은 길을 벗어나본 적 있는 경험으로써 가능하다는 걸, 우리가 처음 가보는 길모퉁이에서 문득 느끼게 될 때까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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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나비 철수
ㅣ
아침달 시집 15
윤유나
(지은이) |
아침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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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달이 오래 고민하며 선택한 새로운 시인을 선보입니다. “다같이 노래하는 지옥”에서 “정말로 인간을 보호해주고 싶었다”라고 선언하고 있는 윤유나의 첫 시집 『하얀 나비 철수』를 만나고서 당신이 부디 괴롭다가 즐거워졌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경험이 윤유나의 경험들과 겹쳐질 때마다 당신이 더없이 무서워지고 동시에 더없이 건강해지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자유로웠던 시도 더 자유로울 수 있다는 걸 윤유나 시인을 통과하며 저처럼 당신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온갖 미사여구를 바쳐야 끝나는 생의 모든 걸 건 아첨” 따위는 하지 않을 때에, 오히려 시인의 언어가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부디 실감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무언가가 집약될 법한 지점에서 돌연 도약을 감행하는 시인의 용감한 걸음을 기꺼이 따라가 주세요. 매번 끝에서 멈추지만, 그 끝은 끝 너머의 끝이며 우리가 살아온 이곳의 한가운데라는 것이 놀랍고도 반가울 겁니다. 이렇게 해서 인간의 언어가 인간을 보호해줄 수도 있다는 믿음이 우리에게 다시 한번 도착할 것입니다.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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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곤란한 감정
- 어느 내향적인 사회학도의 섬세한 감정 읽기
김신식
(지은이) |
프시케의숲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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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도 나를 목적 없는 선의로 대할 리 없으며, 나의 순수한 선의는 자주 약점이 될 수 있다는 걸 잊지 말 것. 언제나 속마음이 들키지 않도록 포커페이스를 할 것. 속지 않고 살기 위해 타인에겐 되도록 의구심을 품을 것. 언젠가부터 내가 장착하게 된 모토이다. 이 몹쓸 모토 덕분에 내 자신을 나는 더 잘 보호할 수 있게 되었으나, 그래봤자 아주 미미하게 나아졌을 뿐이다. 그에 비해 감정노동의 강도는 어마어마하게 불어났다. 이뿐이면 좋으련만, 하루하루 온갖 말들로 도처에서 받는 상처는 쌓여간다. 받은 상처의 반대편에는 나도 모르게 내가 준 상처 또한 수북할 것이 분명하다. 타인에게 상처를 줬을까봐 내가 한 말들을 뒤늦게 복기하는 괴로움. 당신은 어떠신가. 만약, 당신도 나와 비슷한 피로감으로 살아가고 있다면, 김신식의 《다소 곤란한 감정》을 읽어보길 권한다.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말들을 추려서 김신식은 하나하나 톺아보고 있다. 나는 ‘톺다’라는 단어를 참 좋아하는데, 김신식이야말로 ‘톺기의 고수’이다. 항상 그는 이러한 증상의 우리를 돕는 데에 자신의 능력을 사용해왔다. 그리고 이렇게 그의 첫 책이 나왔다. 나는 이 책의 도움을 받아, 타인과 관계 맺고 살아가는 일의 피로감과 상처를 지혜로 치환해낼 수 있을 것 같다.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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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세입자
- 훈데르트바서, 첫 사랑의 문법
ㅣ
활자에 잠긴 시
서윤후
(지은이),
국동완
(그림) |
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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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윤후는 내가 오래 상상하며 기다려온 시인의 초상에 아주 근접한 사람이다. 서윤후를 멀찌감치에서 지켜보며 늘 생각했다. 미래의 시인이 지금 여기에 한 걸음 먼저 도착해 있구나 하고. 그게 나는 매번 고마웠다. 그러하므로, 서윤후의 둘레를 숨김없이 놓침없이 느끼기 위하여 《햇빛세입자》를 더 천천히 더 찬찬히 읽어갔다. 서윤후는 이번엔 훈데르트바서를 곁에 두고 지냈고, 그에게 닮아갔던 듯했다. 원칙을 만들고 원칙을 지키며. 인간을 아끼는 마음에서 그렇게 하며. 유연하게. 자유롭게. 그리고 근본적이게…. 덕분에, 내가 기다려온 한 시인을 나는 보다 자세히 만나게 되었다. 자세히 만나게 되었던 덕분에, 내가 무엇을 기다려왔는지도 보다 선명히 느낄 수 있었다. 참 좋았다. 한 시인의 미래가 미덥게 와닿는다는 것. 더 미더워지면 더 기쁠 것 같았는데, 어쩐지 기쁨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오래 품어왔던 고마움이 한결 더 짙어진 탓이겠다. 전부를 보답할 수는 없을지도 모를 만큼의 고마움에는 미량의 슬픔이 어쩔 수 없이 보태지나 보다. 그래서 “기쁨과 슬픔의 사이좋은 시간”이 되나 보다. 당신도 이 책을 읽고서 나처럼 되길 바란다. 부디 당신도, 서윤후가 마련해둔 “기쁨과 슬픔의 사이좋은 시간”을 고마워하며 겪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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