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사막에는 혹은 사막적인 것에는 언제나 뭐랄까 말할 수 없는 매력을 느낀다. 일본에 없는 것에 대한 동경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난 반(半) 사막적인 만주에서 유․소년기의 대부분을 보냈다. 지금에 와선 향수라고 설명해 버릴 수도 있지만, 난 그 절반은 사막적인 풍토에서조차도 더욱 사막을 동경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늘이 암갈색으로 물들고 숨이 막힐 것 같은 황사가 부는 날, 건조해진 눈꺼풀을 닦아도 닦아도 완전히 닦아 낼 수 없는 모래가 들어가곤 했는데, 그 초조한 기분 뒤에는 불쾌감뿐만 아니라 동시에 언제나 일종의 들뜬 기대가 담겨져 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것이 아베 코보의 모든 작품을 관철하고 있는 창작 모티프로서 『모래의 여자』 같은 작품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것은 초기 단편『마법의 분필』이래, 아니 더 초기의 시집인『무명시집(無名詩集)』때부터 일관되게 그려져 변하지 않는 모티프임에 틀림이 없다.
아베 코보의 경우 이 사막은 동시에 벽으로 바꿔 말할 수가 있다. 사막과 벽. 그것은 마치 만리장성을 쌓아 올리는 벽돌이 몽고사막의 흙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말하자면 동질의 소재로 구성된 동질의 존재인 것이다. 머나먼 지평선 이외엔 시야를 경제 짓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광활한 사막은 동시에 우리 눈앞에 나타나 우리의 시야를 차단하는 벽과 같은 것이다. 이 벽은 동시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사막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벽을 경계로 생긴 내부공간과 벽 밖에 펼쳐지는 외부공간은 동질의 소재로 구성된 동질의 공간이 되는 것이다.
이 소설집은 아베 코보의 1951년 아쿠타가와 문학상 수상 작품집으로 지난 2000년에 한국어판으로 처음 나왔다. 오랫동안 절판 상태였으므로 국내의 아베 코보 팬들은 이 책의 복간을 간절히 원했고 마침내 재발간이 결정되었다. 역자는 이번 복간에서 사소한 오류를 바로잡았는데, 화자의 말투를 오리지널 원서에 가깝게 존대로 환원시켰다.
1) 18,000원 펀딩
- <벽> 도서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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