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이 책을 내는 경우는 대개 선거 직전이다. 자신을 알리는 게 목적이니 자랑 절반에 다시 자랑 절반을 넣고 비전이나 정책을 살짝 얹는 정도다. 그런데 국회의원을 하다 공천을 받지 못해 당연히 당선도 될 수 없었던 이가 선거 후에 책을 낸다면 어떤 내용을 담을까. 지난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청래 전 의원은 (자신을 컷오프시킨) 정치인들이 더는 말도 안 되는 방식으로 정치를 오용하지 못하도록, 국민이 알아야 할 그리고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국회의원 사용법을 전한다.
일단 국회의원 감별법이 우선이다. 스마트한 정책통형, 인품 리더십형처럼 좋은 국회의원부터 형님동생형, 권위주의 갑질형처럼 다음에는 뽑지 말아야 할 나쁜 국회의원까지 유형별로 살펴본 후, 국회에서 벌어지는 일과 국회의원이 수행하는 업무를 중심으로 국민이 원하는 방식으로 이들을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조언을 전한다. 더불어 이 정도로 성이 차지 않는 분들을 위해서는 직접 국회의원이 되는 선거운동 방법까지 전수한다니 솔직함과 호방함이 이를 데가 없다. 국회의원은 당선 다음 날부터 재선을 꿈꾼다는데, 유권자가 그보다 먼저 지치거나 잊어서야 되겠는가. 국회의원의 세계를 속속들이 전하는 지침서가 드디어 나왔으니, 본격적인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