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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감각하기란 어렵다. 아무래도 감각보다는 지식을 통해 이해하는 쪽이 빠르고 정확하다. 물론 그렇다 해도 역시 눈에 보이지 않으면 금세 잊거나 없는 듯 지내기 마련이고, 대체로 살아가는 데에 별 지장이 없으니 그런대로 지낼 만하다. 그런데 그간 어떻게 이렇게 중요한 존재를 모르고 지냈을까 싶어 깜짝 놀라는 경우가 있으니, 그 주인공은 바로 미생물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미생물 없이, 아니 미생물을 모르고 살아온 삶이 너무 황망하여,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왜 내 안에 이렇게 많은 미생물을 그간 알려주지 않았느냐며 하소연하고 싶을 정도다.
이렇듯 새로운 세계를 너무나 흥미롭게 펼쳐낸 주인공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과학 블로거 에드 용이다. 인류가 미생물을 처음 알게 되어 두려움에 떨다가, 이내 흥미를 느끼며 미생물을 차츰 알아가고, 마침내 미생물이 인류와 너무 닮았음을, 미생물 없이는 지구의 생태든 인류의 생존이든 한순간도 가능하지 않음을 깨달아 가는 과정을, 미생물만큼이나 다양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미생물만큼이나 세세하고 구체적인 이야기 속에 풀어낸다. 내가 살아가는 세계가 이토록 풍성했다니, 내 생명이 이토록 풍부하게 더불어 살고 있다니, 미생물이 너무 고맙고 나도 부쩍 훌륭해진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