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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꽝 없는 뽑기 기계>, <한밤중 달빛 식당> 등으로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아 온 비룡소 문학상의 10회 수상작. 새 학기에 가장 신나는 일은 새로운 학용품을 장만하는 일일 것이다. 미국에서 온 매끈한 연필, 무지개 연필, 돌고래가 달린 연필 같은 학용품을 가지런히 정리해 필통에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해진다. 뾰족한 연필로 꾹꾹 자신의 이름을 적거나 받아쓰기를 하고 일기를 쓰는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어른들은 웃음을 자아낸다.
하지만 할 말도 없는데 일기를 써야 하는 연필은 죽을 맛이다. 담이가 깊은 잠에 든 밤이면 연필과 샤프와 지우개와 색연필은 "일기 좀 안 쓰고 살 수 없을까?" 투덜 댄다. 동시를 쓰는 것도 어렵고 받아 올림 있는 곱셈도 어렵기만 하다. 담이는 이런 필통 안의 일을 알 턱이 없다. 그래도 담이가 모르는 담이의 연필 친구들은 담이가 더 즐겁게 일기를 쓰고 쉽게 수학 문제를 풀길 응원한다. "일기장이 꽉 차게, 대문짝만한 글씨로, 정, 말, 신, 났, 다!"라고 말이다.
모든 어린이들의 필통 안이 들썩들썩, 즐거움으로 가득 차기를. 모든 일기장이 행복한 이야기로 가득 차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