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도의 멸종> 이후 15년, 현실이 된 붕괴"
15년 전 출간된 <6도의 멸종>에서 예상한 기후 재난 시나리오가 낭설로 밝혀졌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기후에 관한 수백 편의 논문을 분석하고 정리하여 지구의 평균 기온이 1도씩 오를 때마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생하게 그려낸 이 책의 내용은, 불행하게도 15년 동안 하나하나씩 착착 들어맞고 있다. 걱정했던 일들은 현실이 되어있고 심지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해 막지 않는다면 이후에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 대재난 또한 모두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터질 것이다.
15년이 지나 한국어판 서문을 포함하여 전면 개정판이 나온 이유는 긴박한 최종 경고를 하기 위해서다. 이 책을 펴면 제일 먼저 나오는 한국어판 서문의 첫 문장을 읽고 몸이 얼어붙었다. "어떤 면에서, 2021년이라는 시점에 쓰는 글은 기후문제에 대한 최후의 낙관론일지도 모른다." 여러 데이터들이 이미 많이 늦었음을 말하고 있다. 그래도 우리가 더 이상 이 명확한 신호들을 무시하지 않고 기온의 상승을 막아선다면, 탄소 배출을 제로로 만든다면 희망은 아직 남아있다. 책은 희망을 향한 싸움에 동참해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건넨다.
- 과학 MD 김경영 (2022.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