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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똑같은 하루인데, 유독 마음이 힘든 날이 있다. 지친 몸과 마음으로 귀가했던 어느 날. 머리로는 도저히 요리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생각했지만, 몸은 따뜻하고 맛있는 한 끼를 원했다. 겨우 몸을 일으켜 요리를 하는데, 요리에 몰두하는 것만으로도 몸에 생기가 돌고, 맛있는 음식이 만들어지는 것을 지켜보는 동안 뭉근한 위로가 차올랐다. 주방이라는 공간과 나를 위한 요리의 시간이 큰 힘이 되어준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던 특별한 날이다.
<냉정과 열정 사이>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츠지 히토나리가 삶의 가장 추웠던 날을 온기로 데워 준 30가지 요리 이야기로 독자들을 다시 찾았다. 부모의 이혼으로 아이는 마음을 닫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게 됐다. 절대 울지 않았던 아이의 눈물을 보게 된 후로 그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아이와 자신을 위해 음식을 만들기로 다짐하고, 주방의 불을 늘 밝히며 식탁을 차렸다. 매일 아침마다 쌀을 씻으며 '지지 않을 거야'하고 되뇌었다는 말에서 그가 느꼈을 절망감을 짐작할 수 있다. 따뜻한 요리와 애틋한 마음으로 돌본 초등학생 아이는 고등학생이 되었다. 책에는 아이를 홀로 키운 아빠로서 들려주는 이야기와, 식탁 위를 풍성하게 만들어준 30가지 요리 레시피를 담았다. 아빠와 아이의 뭉클한 대화, 인생의 소중한 깨달음이 레시피와 잘 버무려져 특별한 요리 교실을 만들어준다. 마치 아빠가 아이에게 가르쳐 주듯이 프랑스 가정식 요리법을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어 당장이라도 따라해볼 마음이 생긴다. 책을 읽는 동안 참지 못하고 몇 가지 요리를 만들어 보았는데, 무척 맛있었다. 손수 만든 맛있는 요리와 함께한다면 더욱 소중하고 특별한 시간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