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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족한 송곳니를 드러낸 채 붉은 액체를 마시며 고독을 즐기는 드라큘라. 흔히 떠오르는 드라큘라에 대한 이미지다. 하지만 김개미 시인의 시 속 드라큘라는 좀 다르다. 어린 드라큘라는 무섭고 외롭다.
"어두워질 때
기분이 이상할 때
무섭다
엄청 무섭다
아이고, 지금도 무섭다"
<내 방의 무서움> 중
무서움을 솔직하게 표현하며 바로 응시한다. 어린이라고 외로움과 두려움과 고독을 모를 리 없다. 만약 없다고 생각된다면 없어야 한다는 당위에 짓눌린 것을 아닐까. 김개미 시인은 본인만의 부드러운 어조로 간과하기 쉬운 어린이들의 숨은 마음을 들여다본다. 그 다정함에 시를 계속 읽어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