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요절(34세)한 지 다섯 해가 지나 발간된 김소진 문학 전집 첫번째 권 <장석조네 사람들>은 김소진의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한국 현대사를 악다구니로 살아 온 '돈 없고 뺵 없는' 서민들의 전형이다. 때로는 비굴하면서도 끝내는 검질긴 생명력을 잃지 않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김소진은 그 나름대로 90년대식 '희망'을 말했다.
199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쥐잡기」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한겨레신문사에서 5년 동안 기자로 재직하며 작품활동을 병행하다가 사임한 후, 1995년부터 1997년에 타계하기 직전까지 오로지 창작에만 전념했다. 1996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했다. 불과 6년여에 불과한 활동 기간 동안 소설집 4권, 장편소설 2편과 미완성 장편소설 1편, 콩트집 2권, 동화 1권, 산문집 1권에 이르는 열정적인 집필활동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