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추리 소설의 아버지이자 하드보일드의 대표 작가 '대실 해밋 전집'. 대실 해밋은 도시 이면에 도사린 추악한 본질에 대한 여과 없는 묘사와 극도로 감정이 절제된 등장인물, 그리고 악으로 가득 찬 세상에 거칠 것 없이 몸을 던지고 폭력을 행사하는 탐정과 팜므 파탈의 매력을 지닌 여성 캐릭터 등 현대 범죄 스릴러 소설의 기초가 된 하드보일드를 완성한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붉은 수확>은 대실 해밋의 데뷔작이다. 콘티넨털 탐정 사무소에 소속된 '나'는 의뢰인을 만나기 위해 광산 도시 퍼슨빌에 온다. 그러나 의뢰인은 만나기도 전에 살해당한다. 살인자를 추적하지만 그 뒤에 도사린 건 타락한 경찰, 부패한 자본가, 극악무도한 범죄자들로 결속된 어둠의 세력이었다. '나'는 이들을 일망타진할 계책을 세운다. 위험에 맞닥뜨린 인간의 잔학성과 시니시즘을 완벽하게 그려내어 하드보일드의 신세계를 개척한 전설적인 작품이다.
1894년 미국 메릴랜드 주 세인트메리스 카운티에서 태어났다. 1908년 볼티모어 실업학교에 입학했으나 아버지 사업을 돕기 위해 중도에 자퇴했다. 1915년 21세의 나이에 미국 최대의 사립 탐정 회사인 핑커턴 탐정 사무소에 취직, 탐정 일을 시작했다. 1921년 건강 문제로 일을 그만둔 뒤 잡지에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해, 1927년부터 탐정 소설 비평을 게재하고 <대단한 강도>, <피의 수확>, <데인 가의 저주>, <몰타의 매> 등의 작품을 차례로 발표했다.
제1차 세계 대전 이후 알 카포네와 같은 밀주업자가 대중의 영웅이 되고 범죄가 들끓던 1920년대 미국 사회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을 주로 썼기 때문에 '1920년대의 작가'라 불리기도 한다. 집필을 시작한 것이 1922년이고 마지막 소설이 1934년에 출간되었기 때문에 창작 경력은 비교적 짧다고 할 수 있다. 그 후로는 영화 일에 몰두했으며, 그의 작품 또한 영화로 다수 만들어졌다. 특히 <몰타의 매>는 무려 세 번이나 영화화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