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시리즈의 스물여섯 번째 주인공은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다. '하루키스트'라는 말이 생겨날 만큼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팬을 가진 하루키는 아무튼 시리즈에 처음 등장한 '사람'이기도 하다. 사노 요코의 <사는 게 뭐라고>,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 등을 번역한 이지수의 첫 에세이집으로, '하루키'라는 입구로 들어가지만 결국 '나'라는 출구로 빠져나오는 다정하고 사려 깊은 에세이 열네 편이 실려 있다.
중학생 시절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하루키 월드에 처음 발을 들인 저자는 어느덧 삼십대 중반의 일본어 번역가가 되었지만, "소화시키지도 못한 채 통째로 외워버려서 마음에 엉겨 붙은" 하루키의 문장들은 언제 어디서든 그를 청춘의 한복판으로 훌쩍 데려다 놓는다. 하루키와 함께 젊은 날의 긴 터널을 지났거나 아직 지나고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은 일상에 치여 잊고 지내던 과거의 어느 눈부신 순간들을 떠오르게 할 것이다.
하루키의 책을 원서로 읽기 위해 일본어를 전공한 번역가. 사노 요코의 ≪사는 게 뭐라고≫, ≪죽는 게 뭐라고≫,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 ≪키키 키린의 말≫, ≪작은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니시카와 미와의 ≪고독한 직업≫, ≪야구에도 3번의 기회가 있다는데≫, 미야모토 테루의 ≪생의 실루엣≫ 등을 우리말로 옮겼고 ≪아무튼, 하루키≫,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공저), ≪읽는 사이≫(공저)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