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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추리소설을 쓴다는 것, 읽는다는 것, 만든다는 것, 비평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2024년에 이르러서도 ‘한국문학’이라기보다 ‘장르소설’에 속한다는 고집스러운 분류법에 의해 고립된 영역에 머무르는 한국 추리소설을 향한 질문들은 아직도 제대로 응답받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중의 과정을 거쳐 빌려오고 외부 요인에 의해 단절되며 제대로 역사를 돌이켜볼 겨를도 없이 울퉁불퉁하게 전개되었던 한국 추리소설의 역사를 거듭 살펴야 한다. 박진영의 『탐정의 탄생』은 한국 근대문학 속 추리소설의 역사와 기원에 대해, 서양과 일본이라는 이중 관문을 통해 수입된 추리소설의 개념이 어떻게 ‘한국화’되었는지에 대해, 독자인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단서들을 꼼꼼하게 추적하여 집대성한 ‘탐정’의 기록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