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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알아서 뭐에 쓰는데?”라는, 반쯤은 조롱에 가까운 질문을 받아본 경험이 있다면 아마도 현대 사회 기준에서 다소 실용적이지 않다고 평가받는 분야에 관심을 둔 사람일 확률이 높겠다. 조선 후기 중인층의 서화완상문화나 11세기 노르망디 지역에 정착하기 시작한 노르만계 귀족의 기독교화 과정 같은 주제를 공부하는 일은 대체로 그 유용성에 대한 조롱 섞인·무례한 질문을 피하기 어렵다. 앎의 값을 평가하고 구별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며, 일정 부분은 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제도화되어 있다. 필요한 앎과 불필요한 앎, 좋은 앎과 나쁜 앎, 더 많은 앎과 더 적은 앎을 구별하는 일은 언제부터, 누구에 의해, 어떤 목적으로 이루어졌나.
평생 대학을 중심으로 한 중세 교육제도를 연구한 프랑스의 중세 철학자 자크 베르제는 12~13세기 무렵을 그 전환점으로 본다. 볼로냐나 파리 등지에 모여 가르치고 배우고 토론하던 사람들이 이 활동에 좀 더 분명한 형태를 주고자 했고, 자신들의 성취를 ‘학위’라는 자격으로 공인받으려 했다. 이들은 지식과 교육제도의 발전 속에서 일정한 유형의 앎에 일정한 수준으로 숙달한 존재가 되었고, 이렇게 선취한 지식에 기반하여 특정한 실천적 능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책에서 베르제는 그들을 ‘식자’라고 명명한다. 중세 말, 교황권의 전성기를 지나 ‘근대 국가’로 이행하는 국면에서 유효한 행위자가 될 만큼 그 수와 사회적 무게를 확보한 식자층은 그들을 구속하고자 하는 교회와 정치에 맞서고, 한편으로는 깊이 편입되었다. 그들에게는 그들의 ‘현대’가 있었고, 그 속에는 그들의 문제가 있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고, 성공하거나 실패하였다. 힘을 가진 자들의 압력, 아는 자들의 욕망이 뒤엉킨 공부하는 인간의 역사는 그 위로 한 사회 전체의 변동을 그리는 밑그림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