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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 육아휴직 끝에 복직해 유아 분야를 새로 맡게 된 나에게 <만희네 집> 30주년 특별판이 찾아왔다. 이 책은 내게 각별해졌다. 장독대와 자개장이 있는 옛집에서 가족과 뛰노는 어린 만희의 일상을 우리 아기가 유난히 좋아해, 매일 <만희네 집>을 몇 번이고 읽어달라고 졸랐다. 그렇게 함께 읽던 어느 날,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보던 나는 눈을 의심했다. 책 속 만희 할아버지 집도 우리 할아버지 집과 흡사했지만, 만희가 가지고 노는 장난감들이 나의 유년의 그것과 완벽히 똑같았다. 특히 욕실 한켠의 기린과 북극곰, 나무 블록을 보는 순간 완전히 잊고 있었던 어린 시절의 순간들이 선명히 되살아나 마음이 먹먹해졌다. 그립고도 정겨운 어린 날의 기억이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렇게 <만희네 집>은 아기와 나에게 소중한 책이 되었다. 그리고 30년 만에 만희의 이야기가 <만희네 꽃밭>으로 다시 돌아왔다. 현실의 만희는 이제 서른이 넘는 어른이 되었고, 권윤덕 작가는 이제 책 속 할머니의 나이가 되었지만, 작가는 "누구에게나 살면서 길든 짧든 붙들어 두고 싶은 시간이 있다. 내게는 <만희네 집> 그림 속 시간이 그렇다."라고 말하며 그 순간들을 그림으로 기록한다. 작은 손으로 텃밭에 모종을 심고 새싹과 인사를 나누고 무르익은 열매를 수확하며 계절의 시간을 차곡차곡 쌓아 가는 풍경들에는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삶의 온기가 가득하다. 나에게 아기라는 존재가 처음 열어 보여준 그림책이라는 세계는 너무나도 깊고 아름다웠다. 그 안에서 <만희네 집>과 <만희네 꽃밭>을 만날 수 있었음에 감사하다. 언제나 곁에 두고 싶은 마음으로, 온 힘으로 추천하고 싶은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