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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을 이해하는 방법은 여럿이다. 가장 익숙한 방법은 발발 이후 남한에서 지금까지 이어져온 북한에 대한 이해이고, 마찬가지로 잘 알려졌으나 남한에서 수용되기 어려운 남한에 대한 북한의 태도가 맞은편에 존재한다. 이외에도 대표적인 참전국 미국, 소련, 중국에 주변국 일본까지, 한국전쟁을 둘러싼 다양한 기억은 여전하지만, 각 국가에서는 줄곧 하나의 기억만 강조되었다. 남한이든 북한이든 미국이든 피할 수 없는 오늘의 현실이고, 비극이 여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브루스 커밍스는 한국전쟁을 중심으로 한국현대사를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주목을 받았는데, 한국전쟁 발발 60년을 맞아 집필한 이번 책에서는 한국전쟁을 둘러싼 다양한 기억을 입체적으로 분석하고, 이 전쟁으로 말미암아 미국이 어떻게 세계의 경찰국가로 발돋움했으며, 그럼에도 왜 미국 내에서 한국전쟁을 '잊힌 전쟁'으로 만들었는지, 그런 한편 북한과 여전히 다툼을 이어가는지를 성찰한다. 60년이 훌쩍 지난 지금, 남한에서 한국전쟁을 새로 쓰고 기억한다면 이와 같은 태도가 꼭 필요하지 않을까. 계속 싸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실로 화해하기 위해서라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