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6월 21일, 미국의 지방 법원 판사 W. 아서 개리티 주니어는 모건 대 헤니건 재판에서 보스턴 학교 위원회가 공립 학교 시스템에서 ‘조직적으로 흑인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주었다’고 판결했다. 그러며 해당 도시의 공립 고등학교에서 인종 차별 정책을 폐지하기 위해서는 백인 거주 구역과 흑인 거주 구역간에 학생들을 맞바꿔 버스로 서로 통학시키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결론지었다(’버싱’ 정책). 보스턴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에 있는 록스버리 고등학교와 백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에 있는 사우스 보스턴 고등학교는 1974년 9월 12일, 학년 초부터 상당한 학생들을 서로 맞바꾸어 통학시키기로 결정되었다. 그리고 물론 예상했겠지만, 지방 법원 판사를 비롯하여 이러한 결정을 내린 이들의 자녀들은 두 학교에 다니고 있지 않았다.
데니스 루헤인 6년 만의 신작 장편 스릴러. 1974년 ‘버싱’ 정책의 도입을 둘러싸고 인종차별의 광기에 휩싸여 있던 보스턴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인종차별에 대한 다층적인 탐구, 아일랜드계 이민자들에 대한 세심한 묘사, 베트남 전쟁 이후의 후유증을 세밀하게 그리며 “데니스 루헤인의 가장 뛰어난 작품임이 틀림없다(WSJ)”는 찬사를 받았다. 딸이 흑인에게 해코지를 당할지 모른다는 걱정에 ‘버싱’ 정책을 반대하는 시위에 나섰던 메리 패트는 딸의 실종, 흑인 청년 ‘어기’의 죽음 등의 사건을 겪으며 당시 보스턴을 장악하던 마피아들과 그들이 적극적으로 조장하던 인종 간의 적대감, 그리고 인종 차별의 다층적인 면모를?직시하게 된다. 점점 밝혀지는 진실의 크기만큼이나 커져가는 긴장감, 그리고 처참한 현실에 맞서는 메기의 처절한 사투가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한다. 압도적인 페이지터너.